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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택배로' CJ대한통운, CAPEX 비중 50% 확대 예고 지난해 택배 물동량 급증에 CAPEX 기조 변경···그룹 차원의 수익성 강화 전략 일환

양도웅 기자공개 2021-11-11 07:39:2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9일 14: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워딩 사업(운송중개업)을 비롯한 글로벌 사업으로 잠깐 눈을 돌렸던 CJ대한통운이 다시 택배 사업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관련 자본적지출(CAPEX) 비중도 커지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택배 물동량이 급증한 데 따른 결정으로 분석된다. 또한 CJ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 전략이기도 하다.

CJ대한통운은 올해 3분기까지 택배 사업에 총 676억원의 자본적지출을 단행했다. 자본적지출이란 회사가 영업활동에 필요한 공장과 건물, 장비 등 유(무)형 자산을 취득하기 위해 자금을 사용하는 투자 행위를 말한다. 자본적지출은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등과 함께 기업의 핵심 투자 행위로 꼽힌다.

회사는 소형 택배 상품을 분류하는 자동화 시설인 MP(멀티포인트), 풀필먼트 시설, 안전환경 강화 등에 676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택배 사업 관련 자본적지출 규모는 34.4%(354억원) 감소했지만 투자 내용은 다르지 않았다. 회사의 택배 사업 방향성이 물류 자동화와 풀필먼트 강화로 요약되는 셈이다.

절대적 규모는 줄었지만 전체 자본적지출에서 택배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증가했다. 올해 3분기까지 CJ대한통운은 택배 사업을 포함해 CL(계약물류) 사업, 해외 포워딩 사업 등에 총 1461억원의 자본적지출을 단행했다. 이 가운데 택배 사업 비중은 46.3%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포인트(p) 상승한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택배 사업은 다시 CJ대한통운의 '제1 자본적지출 대상'으로 올라섰다. 무엇보다 지난해 초 발발한 팬데믹으로 이커머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택배 물동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NLIC)에 따르면 지난해 물동량은 33억7000만박스로 전년 대비 20.9% 증가했다. NLIC가 통계를 집계한 2012년 이래 가장 큰 연간 증가율이었다

(출처=CJ대한통운 경영실적 자료)

당초 CJ대한통운의 2020년 계획은 2019년에 이어 글로벌 사업에 대한 자본적지출이 1순위였다. 약 1354억원을 투자해 해외 통합 물류센터 구축 등의 사업을 전개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산업 지형이 변화하면서 발 빠르게 택배 사업에 대한 자본적지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고 이 같은 기조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택배 사업 강화는 CJ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수익성 강화' 중심의 성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지난해 그룹 핵심 계열사인 CJ대한통운과 제일제당, ENM 등은 최근 5년래 가장 낮은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최근 이재현 회장은 이러한 성장 정체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 플랫폼, 웰니스, 지속가능성 등을 4대 성장엔진으로 한 비전을 밝혔다.

이 회장의 비전은 각론으로 들어가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뜻한다. 잘하는 사업에 더욱더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CJ대한통운이 네이버와 손잡고 쇼핑 사업자의 상품 보관부터 배송까지 책임지는 풀필먼트 사업을 강화한 것, 2015년 6480억원을 투자한 중국 사업체(CJ KX ROKIN Holdings Limited)를 최근 매각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회사 입장에서 다행인 점은 이러한 선택들이 수익성과 재무안정성 측면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3.7%로 세 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CJ KX ROKIN의 매각으로 부채가 줄면서 올해 3분기 부채비율은 130%로 전분기 대비 5%p 하락했다. 순차입금도 줄어들었다. 택배 가격(ASP) 인상도 한몫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손잡은 뒤로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를 통한 수주 확대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택배 수요가 여전히 높고 풀필먼트 사업을 포함한 택배 사업의 수익성이 다른 사업 대비 뛰어난 만큼 CJ대한통운의 택배 사업 강화 전략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택배 사업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7.0%로 글로벌 사업(0.9%) 대비 8배 가량 높다.

CJ대한통운은 올해 4분기 택배 사업에 545억원의 자본적지출을 추가로 할 계획이다. 회사가 세운 투자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택배 사업의 자본적지출 비중은 올해 52.7%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2021년은 2018년 55.8%를 기록한 이후 다시 택배 사업의 자본적지출 비중이 50%를 넘어서게 되는 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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