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디테일]김형곤 동방 회장, 청약금 원천 'CB 콜옵션 잭팟'③작년 30억 행사 후 6배 차익 실현, 자산 증식 효과 극대화
박창현 기자공개 2021-11-15 08:24:17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0일 10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형곤 동방 회장이 이번 주주 배정 유상증자에 100% 청약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최소 37억원 어치의 물량을 책임지겠다는 계획이다. 작년에 행사한 전환사채(CB) 콜옵션이 소위 대박이 나면서 주머니 사정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콜옵션 행사로 동방 주식을 1537원에 살 수 있었고, 이후 석 달 만에 1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면서 100억원이 넘는 현금을 손에 쥐었다.동방은 257억원 규모 주주배정 일반공모 유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신주 배정 원칙에 따라 기존 주주는 보유 주식 1주당 0.1608주의 신주를 받을 수 있다. 이에 김 회장은 총 114만9781주를 배정받았다. 주당 예정 발행가액인 3220원을 적용하면 총 37억원을 투입해야 한다.
김 회장은 배정 물량을 100% 소화할 계획이다. 투자 실탄이 넉넉하기 때문에 가능한 결정이다. 김 회장은 불과 1년 새 100억원을 가진 현금 부자가 됐다. 그 출발점은 2019년 7월에 발행한 90회차 CB였다.

당시 동방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100억원 어치의 CB를 발행했다. 이때 일부 물량을 되살 수 있는 콜옵션 조건을 걸어뒀다. 수혜자는 동방이 지정하는 자로, 권리 행사 물량은 30억원으로 못박았다.
통상 CB 콜옵션은 최대주주나 그 특수관계인이 가져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콜옵션을 지배력 안전판으로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동방 역시 정해진 길을 갔다. 발행 후 1년 뒤, 콜옵션 행사 기간이 도래하자마자 대주주인 김 회장이 수혜자로 낙점됐다. 김 회장은 곧바로 콜옵션을 행사해 30억원 어치의 CB를 손에 쥐었다. 이후 다시 3달 뒤 전환권을 행사해 신주 195만여주를 취득했다. 이때 전환가액이 1537원이었다. 이 가격에 주식을 산 셈이다.
올해 2월 들어 김 회장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는다. 당시 핵심 고객사였던 쿠팡이 미국 증시 입성을 앞두면서 동방 주가도 급등하기 시작했다. 실제 올해 초까지 2000원대 박스권을 형성했던 주가가 그즈음 1만2000원대까지 치솟았다.
김 회장은 이때 보유 주식 814만주 가운데 100만주를 장내에서 매도했다. 주당 처분 가격이 무려 1만154원이었다. 1년으로 한정해 보면 콜옵션을 행사해 1537원에 확보한 주식을 6배가 넘는 가격에 팔았다. 거의 최고점에 매각 타이밍을 잡으면서 일부 주식만 팔았음에도 101억원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김 회장 입장에서는 불과 1년 새 드라마틱하게 자산 증식에 성공한 모습이다. 37억원을 주고 산 주식을 절반만 팔았는데도 101억원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결국 대주주 특권인 콜옵션 수혜를 누렸기 때문에 가능한 그림이었다는 평가다. 염가에 신주를 취득하면서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김 회장은 단순 매각 차익 71억원을 이번 유증 청약 대금으로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금으로 충분히 청약 대금까지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콜옵션으로 시작된 나비효과가 유증으로 이어지면서 현실 가능한 최상의 시나리오가 완성된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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