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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리더십 개편]의사결정 구조 바뀌나, C레벨 힘빼기 '관건'②견고한 창업자 이너써클, 집중화된 권력구도

김슬기 기자공개 2021-11-17 07:42:39

[편집자주]

네이버가 다시 격랑에 빠졌다.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벌어진 비극은 조직체계 전반을 되돌아보게 했다. 문제를 자각한 네이버는 연말까지 새로운 체계를 만들고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리더십 구축을 약속했다. 더벨은 인사·조직개편을 둘러싼 네이버의 과제와 개선방향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5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73%'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이자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가진 네이버 지분율이다. 그는 네이버 전체 지분의 5% 미만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총수이자 동일인이기도 하다.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은 기업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이나 법인을 이르는 말로 지분율 외에도 경영활동과 임원 선임과 관련한 영향력을 고려해 판단한다.

이해진 GIO가 네이버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판단하는 근거는 결국 그가 가진 영향력이다. 그의 의중을 네이버 전반에 관철시킬 수 있었던 것은 네이버 창업 때부터 함께 해왔던 C레벨의 힘이었다. 올해 9월말 현재 C레벨에 있는 이는 한성숙 대표이사(CEO)을 제외하면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채선주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 정도다. 네이버는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까지 4인의 CXO체제를 유지해오다가 최근 3인으로 바뀌었다.


박 CFO와 채 CCO는 네이버 설립 초기부터 함께 해왔다. 박 CFO는 삼성SDS 출신으로 창업 초기부터 네이버의 살림살이를 맡았다. 네이버는 삼성SDS의 사내 벤처기업인 '웹글라이더'에서 시작됐다. 1998년 1월 첫 서비스를 시작했고, 1999년 분사, 네이버컴이라는 이름으로 독립했다. 이후 한게임과 합병하면서 NHN으로 바뀌었고 2013년 NHN엔터테인먼트를 분할하면서 지금 네이버가 됐다.

박 CFO는 1999년 이 GIO의 제안으로 경영관리팀장으로 합류했다. 그는 2004년 재무기획실장, 2007년 재무기획 이사, 2013년 관리사무 이사, 2016년 재무관리 실장 등을 맡으면서 명실상부한 네이버 곳간지기가 됐다. 네이버가 벤처기업이었을 때부터 대기업이 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함께 한 것이다.

채 CCO역시 2000년부터 네이버에서 근무했다. 그는 초창기 대우자동차판매에서 잠깐 몸 담은 뒤 IT업계로 옮긴 것으로 알려져있다. 과거 이해진 GIO,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함께 네이버에 몸담았을 시절부터 근무했다. 김 의장이 2010년 카카오를 설립할 당시 스톡옵션을 제시, 영입제의를 한 바 있지만 네이버에 잔류했다. 그는 홍보, 대관, 마케팅, 인사 등을 두루 챙겼지만 이번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이후 인사에서는 손을 뗐다.


여기에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물러난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역시 사퇴 이전까지만 해도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한 대표와 함께 등기임원에 선임된 C레벨이기도 했다. 그 역시 삼성SDS 출신으로 1999년 분사 때부터 네이버와 함께 해왔다. 해피빈재단 대표, 네이버 비즈니스 위원회 리더를 거쳐 2018년 사내이사로 등극, 명실상부한 네이버 2인자로 불렸다. 당시 이 GIO가 빠진 등기임원 자리를 그가 메웠다.

최 전 COO, 박 CFO, 채 CCO 등의 네이버 창업공신들이 의사결정 핵심에 있었던 것이다. 네이버 설립 후 한게임·서치솔루션 합병, 2002년 코스닥 시장, 2008년 코스피 이전 상장 등 네이버의 굵직한 이슈를 겪어왔다. 매출 100억원 미만일 때부터 함께 손발을 맞춰온 것이다.

이와 달리 한 대표는 IT 전문지인 민컴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나눔기술, PC라인, 엠파스 검색사업본부 등을 거쳐 2007년 5월 네이버 검색품질센터장으로 합류했다. 이후 서비스본부장을 역임하면서 서비스 전반을 총괄했다. 네이버가 대기업으로 발돋움하는데 큰 기여를 했으나 앞선 C레벨과 결이 다르다.

결국 대표 교체 외에도 C레벨 임원에게 집중된 권한과 책임을 분산해야 리더십 변경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집중화된 권한은 빠른 성장을 이루고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높였지만 위기상황에서는 위험부담이 컸다. 현재 박 CFO는 네이버아이앤에스, 네이버파이낸셜, 스노우 등을 비롯한 총 12곳에서, 채 COO 역시 네이버아이앤에스, 네이버랩스 등 총 5개에서 겸직을 하고 있다. 최 전 COO는 사퇴 직전 7곳에서 겸직을 하고 있었다.

현재 네이버 경영진은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새로운 조직 체계와 리더십 구축을 연말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CXO 체제 개편이 핵심이다. 이해진 GIO가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로 "이번 일의 가장 큰 책임은 회사 창업자인 저와 경영진에 있다"라며 "더 젊고 새로운 리더들이 나타나 전면쇄신하는 것이 근본적이면서 본질적인 해결책"이라고 밝힌 바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한성숙 대표의 경우 창립멤버는 아니었지만 대표 자리까지 올라간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면서도 "주변 C레벨들의 권한도 커서 힘의 구도가 분산된 상태로 경영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대표가 물러난다고 해도 기존 C레벨이 변화에 따라 외부에서 바라보는 네이버의 인적쇄신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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