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KTB 받아들인 공자위,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2016년 입찰 시 '비가격 요소' 불합격…현재 경영권 안정·계열사 약진, 위상도 'UP'
김현정 기자공개 2021-11-24 13:16:4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3일 17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거 단행됐던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지분 매각 입찰 경쟁에서 탈락했던 KTB자산운용이 이번에는 지분 인수에 성공해 눈길을 끈다. 2016년 당시 본입찰에 참여한 8개 투자자 중 KTB자산운용만이 유일하게 '비가격 요소' 평가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고배를 마신 바 있다.하지만 지금의 KTB금융그룹은 이전과 위상이 다르다. 투자증권, 자산운용, VC, PE 등 다수 업종의 금융계열사들이 약진 중이다. 또한 전업 금융그룹으로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이번에는 우리금융 적격 투자자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란 평가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2일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 낙찰자 결정’에 대한 의결을 거쳐 낙찰자 5개사를 최종 선정했다. 유진PE가 우리지주의 지분 4%에 낙찰돼 유일하게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받았다. 이외에 KTB자산운용(2.3%),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1%), 두나무(1%), 우리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1%)이 낙찰자로 선정됐다.
낙찰자 가운데 KTB자산운용은 2016년 11월 우리은행 지분 인수전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유일한 투자자다. 5년 전 당시는 지분 30%가량을 쪼개 파는 '과점주주 지분매각' 방식이 처음으로 추진됐던 시기다. 정부는 2010년 이후 4차례 우리은행 지분을 매각하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다섯 번째 매각 시도에서 지분을 쪼개 팔아 마침내 매각에 성공한다.
정부는 4% 이상 지분을 인수하는 투자자들에게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키로 한 만큼 가격 요소 외 비가격 요소까지 검토했다. 당시 본입찰에는 키움증권(4%), 한국투자증권(4%), 한화생명(4%), 동양생명(4%), 유진자산운용(4%), 미래에셋자산운용(3.7%), IMM PE(6%)와 더불어 KTB자산운용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KTB자산운용만 탈락했다.
투자자 비밀조항으로 명확한 탈락 사유가 밝혀지진 않았다. 다만 공자위는 KTB자산운용이 비가격 요소 평가 기준에 부합하지 못해 주주 자격을 획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KTB금융그룹은 이병철 회장이 경영권 확보에 나섰던 시기다. 업계는 당시 이 같은 불확실성을 고려해 공자위가 KTB자산운용에 우리금융 주주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로부터 5년 뒤 KTB자산운용은 심기일전해 우리금융 지분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결국 2.3%의 지분을 받아가는데 성공했다.
우선 이번 입찰 평가에서는 사외이사 추천권이 부여되는 4% 주주를 대상으로 비가격 요소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 미만 지분율 입찰자에 대해서는 가격 위주로 심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공자위가 자금조달력이나 금융지주사 투자자로서의 자격 요건을 이전과 달리 확실히 갖췄다고 평가했기 때문에 KTB자산운용의 지분 인수를 허가한 것이란 게 중론이다.
특히 지난 5년간 자본시장에서 KTB금융그룹의 위상은 많이 달라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2018년 이병철 회장이 경영권 인수를 마무리하고 갈등이 종식되면서 지배구조가 안정됐다.
계열사들의 선전도 돋보인다. KTB투자증권은 2018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역성장하지 않은 채 매년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IB부문을 필두로 세일즈앤트레이딩(Sales & Trading)과 리테일 등 주력 사업부 대부분이 골고루 순영업수익을 늘리며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앞두고 있다. KTB자산운용 역시 탄탄한 주식 운용에 이어 부동산투자를 강화해 외형성장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KTB네트워크가 IPO를 앞두고 있고 유진저축은행 지분 인수에 대한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를 기다리는 중이다.
KTB자산운용은 우리금융의 주주로 입성해 상당한 시너지를 누릴 전망이다. 우리은행을 활용해 운용업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KTB자산운용이 펀드 및 신탁 상품이나 퇴직연금 상품 등의 영업망 채널로 우리은행의 판매 창구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KTB금융그룹은 은행이 없기 때문에 한국투자증권이 우리은행을 상품 판매 채널로 활용했던 것처럼 우리금융 지분 투자를 통한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다”며 “더불어 배당수익 및 시세차익도 상당할 것으로 바라보고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베팅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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