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더벨 경영전략 포럼]"내년 '퍼펙트 스톰' 가능성, 공급망 관리 절실"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인플레·코로나로 수입단가 급등, 내년 성장률 2.8% 전망"
유수진 기자공개 2021-11-26 11:04:39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5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및 한국 경제성장률 추이 위에 주요 경제위기를 찍어보면 여러 건이 동시에 오는 경향이 있다. 외환·금융위기가 터져 재정·통화정책으로 돈을 풀었던 주요국 정부들이 위기 해소 후 유동성을 흡수하는데 그 과정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경험상 내년에 또 다른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예상해 볼 수 있다."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사진)은 2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보지 않은 길-위드 코로나, 2022년 경제 전망 및 대응 전략'이라는 주제로 열린 '2021 더벨 경영전략포럼'에서 내년에 후행위기(Perfect Storm)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주 실장은 평균 4년에 한번 꼴로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하고 있고, 그때마다 기존 중장기 성장 경로에서 이탈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위기의 원인이 각양각색이라 발생시점을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신흥시장 디폴트나 중동 리스크, 팬데믹 등이 모두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한국 경제는 1998년 외환위기를 겪고 반등하던 차에 2001년 미국에서 9·11이 발생하며 성장률이 꺾였다. 이후 2003년 곧바로 카드채 위기가 터졌다. 2009년 금융위기 후 서서히 경기가 살아나다 3년 만에 유럽재정위기로 또 다시 주저앉은 경험도 있다. 2020년 코로나를 겪고 올해 반등에 성공했으나 내년엔 또 다른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내년 리스크 요인으로는 △인플레이션 공포 △오일쇼크 △금융시장의 긴축발작 △중국의 회색코뿔소 △글로벌 공급망 위기 △코로나19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관련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주요 원부자재 수입단가가 급등했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 선진국 보단 중국이나 아세안, 중동 등 신흥국의 수입단가지수가 빠르게 치솟는 모양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가 맞물려 인플레 수입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주 실장은 "중국산 요소와 중후판 가격이 작년보다 약 80% 상승했다"며 "동남아 역시 방역 상황 악화로 생산 활동에 큰 충격이 발생해 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발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아세안 수입 의존도가 상당해 중간재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 수입단가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기업이 직접 공급망 위기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산업계 전반이 요소수 부족 사태로 진통을 겪었던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주 실장은 "원자재 가격과 글로벌 공급망 관련해 기업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정부만 믿고 있어선 안된다. 기업이 스스로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경기 방향성과 관련해서는 회복기조가 유지되지만 회복력은 약화될 거라고 내다봤다. 경기흐름의 개선 속도가 느려지는 '완만한 우상향' 기조를 유지할 거란 예상이다. 다만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진 '5차 코로나 대유행' 가능성이 있어 낙관적 전망을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 경제성장률은 올해 3.8%, 내년을 2.8%로 전망했다. 올해는 기저효과로 3%대 성장을 기록하겠지만 내년은 그 정도로 '장밋빛'이진 않을 거란 의미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려웠던 지난해엔 마이너스(-)0.9%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1980년 -1.6%, 1998년 -5.1% 이후 사상 세번째 '마이너스'다. 금융위기(2009년) 당시 0.8%, 재정위기(2012년) 때 2.4%의 성장률을 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가 글로벌 경제에 미친 타격의 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주 실장은 "코로나19로 받은 경기 충격이 가장 심각했던 건 작년 2분기"라며 "그때 이후로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나고 있지만 증가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내년 상반기는 3% 정도, 하반기는 2%대 후반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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