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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 CSO 조직 연쇄 확대…'스터디 시스템' 핵심 [중대재해처벌법 대비실태 점검]고강석 전무 승진 이어 11월 추가적 조직개편…주요 사고사례 분석 및 전직원 공유

고진영 기자공개 2021-12-02 07:37:14

[편집자주]

국내 건설사가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초긴장 상태다. 현장 사망사고가 한명만 발생해도 수장이 물러나고 사업장이 중단되게 생겼다. 안전 이슈가 '아킬레스건'이 되지 않도록 건설업계에선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비롯해 안전보건 담당 조직 위상을 잇따라 격상시키고 있다. 더벨이 중대재해처벌법을 대비하는 건설사의 움직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5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건설은 안전분야에 있어선 우등생으로 꼽을 수 있다. 최근 2년간 시평 상위 11개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사망사고가 없었다. 올해는 최광호 부회장이 직접 ‘중대재해ZERO(제로) 선포식’을 열기도 했다.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신설한 것 역시 상당히 앞서간 움직임이다. 내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다가오면서 조직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CSO인 고강석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며 힘을 실었다. 그는 20여년간 안전분야에서만 일해온 베테랑이다.

한화건설은 이달 안전환경경영실 산하의 2개팀을 3개팀으로 확대했다. 안전보건기획팀, 안전보건운영팀에 더해 환경지원팀을 추가로 만들었다. 기존에 있던 안전보건기획팀이 안전보건 전략을 수립하고 안전보건운영팀은 분야별 정책을 맡는다. 신설 환경지원팀의 경우 비산먼지 등 건설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이슈에 대한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이번 조직 개편은 올해 연쇄적으로 있었던 안전조직 확대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4월 CSO(Chief Safety Officer) 직책을 신설했고 7월에는 안전관리팀을 안전경영실로 격상해 인력을 확충했다. 안전환경팀이 2016년 CEO 직속으로 개편된 이래 5년만의 대규모 변화를 맞은 셈이다.

CSO는 안전환경경영실의 장으로서 중대재해법 대응과 안전보건 확보 의무의 이행을 담보하는 역할을 한다. 안전관리팀장을 맡고 있던 고강석 상무가 CSO 자리에 올랐으며 10월에는 전무로 승진해 무게감을 높였다.

고 전무는 “중대재해법에 대비해 주요 쟁점과 관련한 안전보건관리체계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며 “의무와 선택의 개념이 아니라, 중대재해 제로(0)를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고려해 폭넓은 제도 검토와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화건설의 안전메뉴얼을 보면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만이 아니라 위험상황이 예상될 경우 근로자 누구든 작업중지를 요청하거나 작업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 고위험 작업에 스마트 안전기술을 적용한 이동형 CCTV를 활용하는 등 정책적, 기술적인 측면을 개선하는 데에도 꾸준히 투자를 늘리고 있다.

고 전무는 “현장에서도 내년부터 실제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어떻게 법이 집행이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관리자와 근로자 전원이 더 경각심을 가지고 작업 전 점검 등에 동참해 상시 재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건설은 2017년부터 모바일 안전관리 시스템인 ‘HS2E (Hanwha Safety Eagle Eye)’를 시행하고 있다. 내부에서 자체 개발한 시스템인데 건설현장에 위험요소나 개선 필요성이 있을 경우 누구나 사진을 찍어 실시간으로 현장의 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에게 전파, 조치가 가능하다.

한화건설 직원들이 스마트폰으로 HS2E 시스템을 활용해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렇게 처리된 재해예방 조치들은 데이터로 누적되며 그 분석결과는 안전대책 수립에 활용되고 있다. 추락이나 전도 등 가장 많이 등록된 재해 유형에 대한 집중 관리를 실시하거나, 시기별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재해 패턴을 파악해 미리 안전강화기간을 갖는 등의 방법이 대표적 예로 꼽힌다.

특히 현장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정책은 ‘Lesson & Learned(레슨&런드)’ 공지를 통한 스터디라는 설명이다. 이 정책은 한화건설 또는 타사의 주요 사고사례를 살펴 직원들에게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사고의 원인과 재발방지대책, 해당 사고에 비추어볼 때 주의해야할 점 등을 분석한 내용을 사내망과 ‘HS2E’ 시스템에 모두 전파해 공부한다.

이밖에 협력사 관련 조치의 경우 한화건설은 안전보건 평가를 통해 역량 있는 업체를 선별하고 있다. 재하도급은 엄격히 금지한다. 고 전무는 “아카데미 안전교육 등 협력사에 대한 지원도 확대 중”이라며 “사고가 많거나 안전보건시스템이 취약한 협력사는 안전 컨설팅을 등으로 자율안전관리 역량을 향상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한화건설은 현재의 안전관리 역량으로 수주가 불가능한 사업장은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고층 주상복합, 첨단 스마트 빌딩 등 건축공사 뿐 아니라 화공 및 발전 플랜트, 고속도로, 해상교량, 지하철 및 복선전철, 데이터센터, 대규모 수처리시설, 풍력발전시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난이도가 높은 공종을 사고없이 수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화건설은 2019년 7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단 한건의 사망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상위 10개 건설사 모두 이 기간에 사망사고가 있었지만 11위인 한화건설은 재해를 비껴갔다. 올해 역시 ‘무(無)사고’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고 전무는 “한화건설은 5월 전국 모든 현장에서 개최된 중대재해 제로 선포식을 통해 안전의식을 재무장하고 임직원과 협력사 등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적극적 실천을 결의했다”며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 보호를 기업경영의 첫째 지표로 삼고 안전보건에 대한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995년 한화건설에 입사한 이래 안전관리 업무를 전담해왔다. 구체적 이력을 살피면 본사 안전환경팀에서 회사 생활을 시작해 국내외 현장을 두루 경험했다. 국내에서는 순천향대학교 병원 신축, 제3 경인고속도로 건설현장, 해외에서는 한화건설의 역점 프로젝트인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 등을 거치며 안전 이슈를 살폈다.

건설안전협의회(CSMC) 부회장, 안전보건경영시스템(KOSHA 18001) 협의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국토안전관리원 실무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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