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상선 'IPO 재도전' 의지, 연말 인사에 담겼다 IPO 'A to Z' 챙긴 유조혁 상무, 그룹내 유일 전무 승진…"시장 상황 고려해 IPO 재추진"
유수진 기자공개 2021-12-10 07:37:40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8일 08: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한해 SM그룹 해운부문의 가장 큰 이슈는 SM상선 기업공개(IPO)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해상운임이 크게 오르며 '흑자기업'이 된 SM상선을 코스닥에 상장시키는 게 목표였다. 그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덩치를 키워 미래 경쟁력 제고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하자 상장 작업을 중단했다.IPO '재도전'에 대한 의지가 연말 인사에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기훈 해운부문 대표와 손발을 맞추며 IPO 전과정을 챙겼던 유조혁 SM상선 기획본부장(상무)이 전무로 승진했다.
SM그룹은 7일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전무 1명 △상무 5명 △상무보 4명 등 승진자 10명을 발표했다. 그룹 전체를 통틀어 SM상선 소속 유조혁 본부장이 유일한 전무 승진자다.
유 전무는 2019년 말 상무로 승진한 지 2년 만에 또 한번 승진자 명단에 올랐다. 임원이라 정해진 임기는 없지만 재계에서 2년 만의 승진은 상당히 빠른 편에 속한다. 올 초 사내이사로 SM상선 이사회에 합류한 등기임원이기도 하다.
그는 2017년 SM상선 출범과 동시에 임원(이사)으로 합류한 초기 멤버다. 근무한 지 햇수로 5년차가 됐다. 과거 한진해운에서 Trade 전략팀장 등을 맡았고 SM상선이 한진해운의 태평양 노선을 인수하며 함께 이동했다.
이번 인사를 놓고 유 전무가 SM상선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오현 SM그룹 회장에게 눈도장을 찍은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유 전무는 기획본부장으로서 박기훈 해운부문 대표와 합을 맞춰 IPO 전과정을 챙겼다. 그간 쏟은 노력을 치하하고 내년 드라이브를 걸 재도전에 힘을 실어주는 차원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유 본부장이 SM상선의 IPO 추진 과정에서 핵심적인 기여를 했다. 박 대표와 A부터 Z까지 같이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SM상선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SM상선 IPO는 우오현 회장이 직접 챙겼던 주요 사안이다. 우 회장은 10월 초 상장 예비심사청구가 승인되자 연내 상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연내 SM상선 IPO를 마중물 삼아 대한민국 해운산업 부활과 재건을 위해 전사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해운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IPO는 SM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투자금 회수 차원에서도 '가야하는 길'이다. SM상선은 당초 공모구조를 신주모집 50%, 구주매출 50%로 짰다. 삼라마이다스와 티케이케미칼, ㈜삼라 등이 구주매출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그룹의 지주사 격인 삼라마이다스는 우 회장과 아들 우기원 전무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앞서 SM상선은 지난달 3일 야심차게 추진하던 IPO 일정을 올스톱했다. 연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밟아왔지만 기관투자자들이 제시한 가격이 당초 기대했던 금액에 크게 못미쳤기 때문이다. 여전히 해상운임이 높고 업황도 좋았지만 시장 분위기는 달랐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의 잇단 전환사채 전환으로 주가가 급락한 HMM의 영향을 받은 탓이다. 피어그룹 대장주인 HMM이 휘청한 것이 투심을 위축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SM상선 주요 경영진들은 서둘러 HMM과 선을 그었지만 결과를 바꾸진 못했다.
SM상선은 9월30일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아 언제든 적기라는 판단이 들면 상장 절차를 재개할 수 있다. 다만 유효기간이 6개월로 만약 내년 3월 말을 넘기면 예비심사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해운업계에서는 SM상선이 내년 초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SM상선 관계자는 "행정적 절차나 준비 부족이 아닌 시장의 의구심 때문에 상장을 연기하게 된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고려해 IPO를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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