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신용리스크한도'UP'…핵심산업 지원 강화 바이오·배터리 등 육성에 10조 실탄 마련, 코로나 잠재부실에도 적극 대비
김규희 기자공개 2021-12-09 07:20:54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8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등 여파에 대비해 보다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내부자본한도 규모를 올해보다 5000억원 가량 늘리고 신용리스크에 대한 배분량도 확대해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충격을 최소화하도록 할 방침이다.아울러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바이오, 배터리, 반도체, 미래차 등 핵심전략산업에 대한 여신 지원도 늘리기로 했다. 신용리스크 한도를 늘리면서 10조원 가량 여유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2022년도 리스크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내년 경영환경 및 리스크관리 달성 목표를 담았다.
먼저 내부자본한도를 올해보다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 가용자본이 16조5000억원 가량 되는데 내부자본한도를 13조4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올해보다 50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내부자본은 경영상 직면하는 모든 리스크 평가결과와 위기상황분석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체적으로 위험량을 산출하고 이를 소요자기자본 규모로 환산한 것이다.
리스크별 배분에 있어 내년에는 신용리스크 한도를 크게 늘리기로 했다. 수출입은행은 시중은행과 비교해 신용리스크가 크다. 여신 포트폴리오 대부분이 기업금융이기 때문이다. 개인 차주가 많을 경우 통계적으로 리스크가 분산되지만 기업금융은 건당 여신규모가 큰 탓에 부실이 발생할 경우 은행에 미치는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
수출입은행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23조1000억원을 지원한 상황이다. 정부 방침에 따라 올해 지원 목표인 17조9000억원을 초과해 지원했다. 3차에 걸쳐 만기 연장 및 이자유예 조치가 연장되면서 내년 주요 잠재적 위험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지속적인 관리에 나섰고 일부 부실이 나더라도 큰 데미지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리스크 한도 상향의 핵심은 핵심전략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다. 올해와 비교해 2600억원을 늘린 10조원을 신용리스크 한도로 설정했는데 K-뉴딜 산업을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여신 잔액이 110조원 안팎인데 내년에는 120조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글로벌 기술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및 인수금융에 대한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폴란드, 헝가리 2차 전지 공장 등 첨단업종의 현지 생산거점 확보를 위한 설비 투자에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기후리스크에 대비한 수소, 신재생, 미래모빌리티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유동성리스크에도 내부자본한도를 배분하기로 했다. 올해까지는 유동성리스크에 대해 따로 신경 쓰지 않았으나 내년부터는 일부 금액을 배분해 리스크에 대비하기로 했다. 유동성리스크는 거래 상대방이 일시적인 자금 부족으로 결제 시점보다 늦게 대금을 지급해 생기는 손실가능성을 뜻한다. 이밖에 금리리스크 한도를 소폭 상향하고 편중리스크, 시장·운영리스크 등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설정했다.
자본적정성 유지에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수출입은행은 시중은행 대비 자본적정성 관리에 여유롭다. 시중은행은 BIS비율이 은행 신용등급이나 레퓨테이션(평판)에 영향을 미치지만 국책은행은 정책금융을 수행하는 기관이라 부담이 적다. 수출입은행은 국가 신용등급에 따라 하우스 신용등급이 정해진다.
내년 BIS비율 목표치는 13% 수준으로 설정했다.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감독당국의 BIS비율 규제 하한선(10.5%)보다는 보수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수출입은행의 올해 3분기 BIS비율은 15.61% 수준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한 잠재 부실 현실화에 대한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2023년 실행 예정인 바젤Ⅲ 대비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관리 체계를 완성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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