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센터 풍향계]클럽원 한남, 반도체 설계 '세미파이브' 잡았다투자 시장 핫딜, VVIP 투자기회 확보…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세, 디자인하우스 수혜
양정우 기자공개 2021-12-13 07:30:12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9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의 클럽원(Club1) 한남이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세미파이브를 잡았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의 계열 투자사도 검토하는 딜을 초고액자산가(VVIP)인 고객에게 투자 상품으로 제시했다.9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최근 클럽원 한남은 세미파이브의 구주에 투자하는 상품을 주요 고객에게 제시했다. 총 모집 자금은 30억원 안팎으로 파악된다. 한남동 점포는 클럽원 삼성동 지점의 뒤를 잇는 2호점이다.
세미파이브는 최근 13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워낙 '핫'한 딜로 부상하면서 한국투자파트너스, LB인베스트먼트, NH투자증권, 산업은행,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초기 투자 기관뿐 아니라 신규 투자자도 뛰어들고 있다. 무엇보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자회사 파빌리온캐피탈도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비상장투자 상품을 취급하는 점포를 중심으로 투자 기회를 확보하는 데 힘을 쏟았다. 클럽원 한남의 경우 올해 개소한 만큼 비상장 시장에서 쌓은 업력 자체는 짧다. 하지만 클럽원이란 간판 자체가 존재감이 큰 데다 비상장투자에서 경력을 쌓아온 임직원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WM업계 관계자는 "세미파이브 구주 딜의 경우 클럽원 한남의 고위 인사가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온 네트워크를 통해 확보한 상품"이라며 "비록 VVIP의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정도로 대규모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으나 점포 간 경합이 치열한 가운데 경쟁 우위를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세미파이브는 2019년 조명현 대표가 싸이파이브의 창업 멤버와 함께 설립한 디자인하우스다. 싸이파이브는 영국 대형 반도체 설계기업인 ARM의 유력 경쟁자로 주목받은 미국 기업이다. 세미파이브의 관계사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로 알려져 있다. DSP는 팹리스 설계를 지원해 삼성 파운드리 공정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반도체는 크게 설계, 생산, 조립(검사), 유통 과정을 거쳐 탄생한다. 반도체 섹터의 기업 중엔 모든 역할을 수행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IDM)이 있고 디자인하우스나 파운드리(생산), 팹리스(설계)처럼 특정 역할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업체도 있다.
디자인하우스의 경우 팹리스와 파운드리의 연결 다리 역할을 한다. 팹리스 기업이 설계한 제품을 각 파운드리 생산 공정에 적합하도록 최적화된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마디로 팹리스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 설계도면을 제조용 설계도면으로 다시 디자인하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세계 1위 기업인 대만 TSMC를 뒤쫓고자 미국 테일러시에 약 20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100조원에 달하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공급난에 처한 만큼 파운드리 산업은 성장 일로를 걷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세미파이브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DSP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투자에 전력을 다하는 터라 향후 성장세가 폭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삼성전자와 TSMC가 3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하면서 디자인하우스 산업의 규모도 한층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미파이브는 이번 투자 유치(시리즈 B 라운드) 과정에서 기업가치로 4000억원 수준을 책정 받았다. 직전 라운드가 있었던 지난해 7월엔 투자 밸류가 1000억원이었다. 불과 1년여 만에 몸값이 4배 가량 껑충 뛴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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