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KB금융]'빅5 체제 구축' 뒤쳐졌던 생보, 손보와 어깨 나란히②KB손보와 맞먹는 푸르덴셜생명, 금리상승기 계열사 순위 변동 여지
이장준 기자공개 2021-12-15 07:30:34
[편집자주]
금융그룹 계열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최근 몇 년 사이 큰 변화를 겪었다. 위기가 컸던 시기이다 보니 수익의 양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희비가 엇갈린 곳들이 많다. 건재함을 보여주면서도 성장률은 예전만 못한 곳이 있는 반면 성장률은 커졌지만 그 규모가 미미한 곳도 눈에 띈다. 더벨은 주요 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올해 누적 실적과 성장률을 토대로 한 성과를 비교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3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은 은행, 금융투자, 보험, 여신전문업, 저축은행에 이르기까지 모든 금융 사업부문 포트폴리오를 빠짐없이 촘촘하게 구축했다. 그중에서도 KB국민은행, KB증권, KB국민카드, KB손해보험 등 4대 계열사의 위상은 수년째 공고했다.지난해에는 푸르덴셜생명보험까지 인수하며 취약했던 생명보험 라인업을 보강해 새롭게 '빅5' 체제를 구축했다. 그동안 증권과 카드에 밀렸으나 금리 상승기에 은행과 더불어 이들 보험사의 약진이 기대되는 만큼 계열사 간 순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생손보 합치면 역대급 실적 KB증권과도 '호각'
KB금융지주는 지난해 4월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취득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8월 31일 자로 자회사 편입을 마쳤다. 그룹 내 비교적 취약했던 생명보험업을 강화한 것은 물론 은행과 비은행 부문 간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견고히 했다.
푸르덴셜생명은 강력한 판매 조직을 갖춘 하우스로 통한다. 업계 최고 수준의 전속 설계사를 기반으로 14년 연속 우수인증설계사 비율(9월 말 32.1%) 1위를 차지하는 등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안정적인 자산운용과 체계적인 리스크관리를 통해 수익성과 건전성도 업계 톱 티어 수준이다. KB금융은 전문성에 초점을 맞춰 민기식 당시 DGB생명 대표이사를 CEO로 영입했다.
작년에는 푸르덴셜생명의 실적이 그룹 연결 기준 성과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으나 올 들어서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올 3분기 그룹 연결 기준 푸르덴셜생명의 순이익은 2556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111억원을 기록한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이는 KB손해보험의 순이익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KB손보는 올해 3분기까지 269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양사의 격차는 136억원에 불과하다. 기존 은행, 증권, 카드, 손보 등 '빅4' 체제에 균열이 나타났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들 보험사는 개별 기준으로는 KB국민카드의 3분기 순이익 3741억원에 못 미치지만 KB손보와 푸르덴셜생명의 이익을 합치면 5248억원이 된다. 이는 올해 역대급 성과를 달성한 KB증권(5433억원)과도 호각일 정도의 규모다.
◇'영원한 승자 없다' 비은행 부문 순위 지각 변동 예고
KB금융의 빅4 체제는 2017년 7월 KB손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며 고착화됐다. KB국민은행은 변함없는 '원톱'이었으나 나머지 3대 비은행 계열사는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2017년에는 KB손보(3303억원), KB국민카드(2968억원), KB증권(2717억원) 순으로 순이익을 많이 냈다. 이듬해에는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KB국민카드(2866억원)가 가장 성공적으로 실적을 방어했다. KB손보(2627억원), KB증권(1789억원)은 비교적 주춤했다.
2019년에는 KB국민카드(3165억원)가 그대로 KB국민은행에 이어 2위 지위를 굳건히 수성한 가운데 KB증권(2579억원)과 KB손보(2343억원)의 순위가 역전됐다. 지난해에는 KB증권(4256억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KB국민카드(3247억원)이 뒤를 이었고 KB손보(1639억원)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올 들어서는 푸르덴셜생명까지 포함해 '빅5' 체제가 막을 올렸다. 푸르덴셜생명은 아직 순이익 규모로는 은행, 증권, 카드, 손보에 이어 다섯 번째다. 다만 영업수익(매출) 대비 순이익률은 17.1%로 가장 우수했다. KB국민카드(14.3%), KB국민은행(10.3%), KB증권(7.9%), KB손보(2.5%)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보험 부문이 다른 계열사에 비교적 밀리는 양상을 보였지만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다. 금리 인상기에는 은행과 보험사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은 순이자마진(NIM)이 상승해 본업인 예대마진에서 많은 이익을 내게 된다. 보험사 역시 자산운용 여건이 개선돼 운용수익률이 상승하는 만큼 수익성 측면에서는 긍정적 영향이 크다.
반면 카드사는 조달비용이 상승해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 증권사 역시 단기조달·장기 운용 비중이 큰 IB 부문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금리가 오르며 증시 자금이 이탈해 리테일 부문 실적도 둔화할 가능성도 커진다. 그동안 KB증권과 KB손보가 초저금리 상황에서 누린 메리트가 사라지면서 비은행 계열사 간 순위가 다시금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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