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 전환 1년 뒤 CVC...'SGC 3세' 이우성의 빅픽처는 창투사 'SGC파트너스' 설립......두산 출신 서영현 공동대표
박상희 기자공개 2021-12-16 10:52:32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3일 11: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지주사 체제 전환 1년을 맞은 SGC에너지가 신성장 동력 발굴을 목적으로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을 설립해 눈길을 끈다. 지주사 전환에 앞장선 ‘오너 3세’ 이우성 SGC에너지 부사장이 기업문화가 상당히 보수적으로 알려져 있는 SGC그룹에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SGC에너지는 9일 이사회를 열고 100% 자회사로 SGC파트너스를 출범시키는 안건을 의결했다. 출자금은 50억원으로, SGC에너지의 자기자본 대비 0.75% 수준이다. 이우성 부사장과 SGC에너지 전략기획 담당임원 서영현 전무가 공동 대표이사를 맡는다.
CVC는 회사법인이 대주주인 벤처캐피탈을 일컫는다.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창투사), 신기술사업금융업자(신기사) 등이 CVC로 분류된다. 창투사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아야 한다. 신기사는 신기사는 금융감독원이 인가가 아닌 등록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SGC파트너스는 창투사로 방향을 잡았다. 아직 중기부에 인가 신청은 하지 않은 상태다.
SGC파트너스는 창투사 인가 이후 연기금, 공제조합, 외부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자금을 출자받아 벤처조합을 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벤처캐피탈 투자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심사역 3명 영입을 앞두고 있다. 심사역은 추가로 계속 영입할 예정이다.
SGC파트너스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2차 전지 소재, 이산화탄소 활용 등 그린에너지 기술을 선도하는 초기 창업기업을 발굴하여 투자할 계획이다. 서영현 신임 공동 대표는 “신재생에너지뿐 아니라 바이오와 헬스케어 등 그동안 SGC그룹에서 들여다보지 않던 분야 투자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스마트 원전'으로 불리는 소형모듈원자로(SMR) 투자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자로계통설계와 원전종합설계가 가능한 업체로, 2019년 국내 투자사들과 함께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52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뉴스케일은 현재 SMR 시제품 제작에 돌입한 유일한 기업이다. SMR이 생소한 분야인데다 원전 기술 접근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검토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GC파트너스 설립은 대기업의 CVC 보유가 가능해진 제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금융과 산업간 상호 소유나 지배를 금지하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지주회사는 금융회사인 CVC를 보유할 수 없었다.
지난해 12월 29일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CVC 보유가 예외적으로 허용됐다. 개정 공정거래법은 이달 30일 시행된다. 내년부터 대기업 일반 지주사의 기업형벤처캐피탈(CVC) 보유가 허용된다.
SGC에너지는 2020년 10월31일을 기일로 합병 및 분할합병 이후 실질적인 SGC그룹의 사업지주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SGC에너지가 기존 군장에너지의 집단에너지 부문을 자체사업으로 영위하는 사업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종속회사를 통해 유리사업(SGC솔루션, 구 삼광글라스 사업부문), 건설사업(SGC이테크건설, 구 이테크건설)을 영위하는 구조다.
SGC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에너지 사업, 화공플랜트 중심의 EPC 건설 및 더리브(The LIV) 아파트 브랜드를 보유한 건설 사업, 글라스락(Glasslock) 밀폐용기를 생산 판매하는 유리 사업 등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최근 ESG 경영을 강화하면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친환경 연료 전환, 이산화탄소 포집 및 상용화(CCU) 사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순수 목질계 우드펠릿만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발전소를 준공하여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SGC그룹은 지난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 이후 신성장동력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SGC파트너스 설립은 기존 사업부문과의 시너지 창출을 노린 측면도 있지만, 더 큰 그림은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데 있다. SGC에너지 최대주주인 이우성 부사장(19.23%)이 SGC파트너스 대표이사를 맡았다는 점에서 이 부사장의 사업 다각화 의지가 읽힌다는 해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OCI 계열은 기업 문화가 상당히 보수적”이라면서 “대기업의 CVC 투자가 제도적으로 허용됐는데, SGC에너지에서 선제적으로 투자회사를 설립했다는 점에서 이우성 부사장으로 대표되는 3세 경영 체제에서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이 보인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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