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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팬오션]신용등급 'A0' 상향...재무 안정화 고삐안중호 부사장·정도식 상무, 재무전략 '손발'...CAPEX 확대 속 자금조달 협상력↑

김서영 기자공개 2021-12-16 07:52:48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3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벌크(bulk)선사 팬오션이 개선된 현금창출력을 발판으로 신용등급 상향 조정에 성공했다. 최근 공모채 시장에 등장하며 구조조정의 여파를 말끔히 씻어냈다. 자본적지출(CAPEX)을 확대하는 가운데 재무 안정화에 고삐를 쥐는 모습이다.

1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팬오션의 신용등급을 'A-'에서 'A0'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A-' 등급에 대한 아웃룩이 '부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바뀐 지 반년만이다. 한국기업평가뿐만 아니라 한국신용평가 등도 팬오션의 신용등급 상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신용등급 상향 조정에는 현금창출력 개선이 주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9월 말 기준 팬오션의 연결 기준 에비타(EBITDA)는 585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팬오션이 하림그룹의 품에 안긴 이후 최고치다. 그뿐만 아니라 EBITDA가 5000억원을 넘은 것은 2007년과 2008년 각각 5615억원, 7533억원을 기록한 후 이번이 처음이다. 스팟(spot) 운송을 통해 해상운임 급등세의 수혜를 누렸고, 지속적인 장기계약 수주로 안정성을 높인 결과다.

팬오션의 신용등급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회사채 발행에도 변화가 따를지 주목된다. 앞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를 거친 팬오션은 당기순손실이 쌓이게 돼 결국 2013년 6월 회생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2015년 하림그룹에 인수되면서 2년가량의 회생절차를 마무리 짓게 됐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같은 해 1580억원 규모의 사모채 발행을 시작으로 직접금융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신용등급을 보유하지 못한 탓에 2019년까지 57억~596억원 규모의 사모채만 발행해왔다. 만기가 2~3년물 위주였으나 조달 규모가 1000억원을 넘지 않았고 금리도 상대적으로 비쌌다.

금융비용의 부담 정도를 나타내는 EBITDA/금융비용 배수도 2018년 6.2배, 2019년 6.4배로 낮았다. 한국기업평가가 신용등급 하향변동요인으로 제시한 EBITDA/금융비용 7배 기준을 밑도는 수준이었다.

팬오션이 CAPEX를 늘려가는 가운데 이번 신용평가 상향 조정으로 재무 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팬오션은 내년 CAPEX에 2300억원, 2022년에는 52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해운선사에 CAPEX는 곧 선박 도입을 의미한다. 팬오션은 2024년까지 총 선박 12척을 인도받을 예정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A0로 상향 조정되면서 팬오션은 기업회생을 겪었던 과거에서 벗어나 시장으로부터 신인도를 얻게 됐다"며 "추후 공모채 발행이 아니더라도 선박금융이나 금융기관을 통해 차입을 일으킬 경우 협상력을 높게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 특성상 해운선사들은 회사채 발행 등 직접금융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보다는 선박금융을 통해 신조 인수 비용을 충당한다. 회사채 만기가 3~5년 정도인 것에 비해 화주와 길게는 10년에 이르는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미스매칭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팬오션은 이번 신용등급 상향 조정으로 외부 차입을 일으키는 경우 이전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조달자금 규모는 커지고 만기가 길어지며 조달금리도 절감하는 이점을 의미한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팬오션의 EBITDA/금융비용 배수가 올해 18.4배로 뛸 것으로 전망했다.

공모채 발행에도 적극적으로 나설지 관심이다. 팬오션은 2019년 6월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평가 'A-' 등급을 부여받고 공모채를 발행했다. 10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공모채로 이자율은 2.301%로 책정됐다. 올해 6월에는 '긍정적' 아웃룩을 부여받으며 녹색채권의 형태로 500억원을 조달했다. 이자율은 2.154%로 떨어졌다.

팬오션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별도의 직책으로 두고 있지 않다. 각자 대표이사이자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안중호 대표이사(부사장)이 재무 결정을 총괄하고 있다. 다만 실무를 담당하는 곳은 경영기획실이다. 팬오션의 경영기획실은 △경영기획팀 △경영관리팀 △투자기획팀 △자금기획팀 등 4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경영기획실장에는 정도식 상무가 재직 중이다. 1972년생인 정 상무는 중앙대 수학과를 졸업했다. 팬오션에 입사한 이후 줄곧 기획부서에 몸담았다. 2010년 경영기획팀장에, 2013년에는 경영기획실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 상무로 승진했다. STX그룹에서 하림그룹으로 주인이 바뀐 뒤에도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용등급이 'D(채무불이행)'에서 지금의 'A0'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인물이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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