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모회사 유동성 점검]'고래 삼킨 새우' 성정 형남순 회장의 자신감 원천은⑤성정·백제CC·대국건설 외 기업 4곳 더 소유···유동화해 이스타항공 운영자금 확보 가능
양도웅 기자공개 2021-12-21 07:37:51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6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충청도 지역 건설사인 성정의 이스타항공 인수를 본 많은 이의 관전평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자산을 비교하면 이스타항공이 성정의 5.6배이고, 매출액은 이스타항공이 성정의 93.5배가 넘는다. 이는 관전평과 함께 성정이 과연 700억원의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 이유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이 무색하게 최근 성정은 인수자금을 모두 납입했다. 700억원의 인수자금과 함께 별도의 운영자금인 387억원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은 지난 15일 국토교통부에 운항 재개를 위한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을 신청했다. 인수자금으로 밀린 공익채권(임금 등)이 상환되면서 이스타항공 내부는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회사의 분위기는 곧 임직원들의 분위기"라며 "밀린 임금이 들어오고 운항 재개를 위한 준비에 들어가면서 이스타항공은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시 항공사 모양새를 갖춰 AOC 승인을 신속히 받을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이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운항재개 목표 시점은 내년 2~3월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 과거 수십기에서 현재 2기로 줄인 항공기 보유 대수도 다시 차근차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당장 내년 초에 1기가 들어온다. 이 관계자는 "인수자금 외 운영자금인 387억원은 적지 않은 금액"이라며 "다른 (우량) LCC들과 비교해도 유동성이 긍정적인 상태"라고 평가했다.
관건은 역시 지속가능성이다.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주요 국가가 이동 제한의 강도를 높이거나 검토하면서 LCC들의 운항 재개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각에선 LCC들이 내년에도 대규모 유상증자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스타항공과 인수자인 성정도 예외일 수 없다.
LCC업계 관계자는 "성정이 1000억원 가량의 인수자금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형남순 회장을 포함한 오너일가가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 일부를 매각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그러나 형 회장이 '항공기 열 몇 대는 내 돈으로도 구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온 것을 고려하면 추가 지원 여력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형항공사가 아닌 저비용항공사들이 주로 도입하는 항공기 한 대의 1년 유지비용은 40억~50억원으로 전해진다. 이를 고려하면 형 회장은 최소 수백억원의 현금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형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자금력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강하게 반박해 왔다.
실제 형 회장을 포함한 성정 오너일가가 직접 소유하고 있거나 공동 소유하고 있는 기업은 최소 6곳이 더 있다. △성정 △백제컨트리클럽(CC) △대국건설산업 △대국종합건설(옛 대기종합건설) △지디에스 △농업회사법인 사비 △아그리코 등이다. 농업회사법인 사비를 제외하면 모두 형 회장과 그의 부인인 박옥순 씨, 아들인 동훈 씨가 대표이사이다.
당초 업계에 알려진 성정과 백제CC, 대국건설산업 외에 4곳을 더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형 회장 일가가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이 그만큼 더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 6월 이스타항공 인수 계약을 체결한 시점에 형 회장은 백제CC의 기업가치만 2000억원 가량이라며 '승자의 우려'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추가로 확인된 형 회장 일가의 소유 기업 중엔 백제CC보다 자본금이 큰 곳도 존재한다. 부동산 매매와 임대업이 주 사업인 지디에스로 자본금이 37억원으로 백제CC(36억원)보다 많다. 대표이사는 형 회장이고 아들인 동훈 씨가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형 회장의 장녀인 선주 씨도 일부 기업에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LCC업계 다른 관계자는 "드러나지 않은 형 회장의 재산과 부동산이 적지 않다"며 "향후 이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운항 재개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새로운 자금을 수혈 받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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