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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해외 채권단의 '몽니' [thebell note]

김선영 기자공개 2021-11-04 07:59:52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3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으로 나선 성정은 본계약 체결 당시 한 가지 조건을 뒀다.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이 불투명해질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것. AOC는 이스타항공의 생존을 결정할 마지막 보루(堡壘)다.

국토교통부 역시 이스타항공의 AOC 재발급 검토 시기를 회생계획안 인가 이후로 뒀다. 이스타항공은 채권단의 위임장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번 M&A 성사 여부는 채권단과의 협상에 달렸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이스타항공과 성정 측이 제시한 채권 변제율에만 쏠려있다. 낮은 변제율에 회생계획안 통과가 불투명하다는 추측도 쏟아진다. 기재를 리스 형태로 운영하는 항공업의 특성상 이스타항공은 보유 자산이 적다. 청산을 결정해 자산을 모두 팔아도 남는 금액이 적다는 의미다.

이에따라 채권단은 M&A를 통한 자금 투입에 희망을 걸어왔다. 채권단의 80% 이상이 이스타항공과 파트너십을 이어온 곳이라는 점 역시 그렇다. 당장 변제할 자금이 적더라도 운항을 재개할 경우 함께 청사진을 그릴 수 있다는 점에 뜻을 모으고 있는 이유다.

문제는 해외 채권단과의 협상이다. 해외 채권단은 회생계획안 동의를 조건으로 추가 금액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M&A에 이스타항공의 운명이 달렸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회생계획안 동의를 놓고 쥐락펴락하겠단 몽니와 다름없다.

추가 금액을 요구하는 명목도 터무니없다. 추락사고로 국내 운항이 금지된 보잉 737맥스에 대한 리스료를 일시에 지급하라는 요구다. 이스타항공은 보잉 737맥스 운항을 한 번도 하지 못한 채 추가 기재 리스 부담까지 짊어졌다.

제조사인 보잉 측에선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737맥스에 대한 보상도 진행 중이다. 해외 채권단이 생사 갈림길에 선 이스타항공의 상황을 이용하겠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최근 이스타항공의 직원들은 필수로 변제해야 하는 공익채권 규모 줄이기에 나섰다. 성정과의 본계약 이후 발생한 임금을 받지 않겠다는 결정이다. 수십억 원의 공익채권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이 다시 운항할 날만을 기다리며 아르바이트까지 병행해 온 직원들에게 쉽지 않은 결단이었음을 알 수 있다.

회생계획안 통과 여부를 결정하는 관계인 집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수많은 파트너사와 직원들은 이번 M&A에 한 뜻을 모으고 있다. 인고의 시간을 겪어온 이스타항공이 또다시 좌절할 일은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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