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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이 찾은 美 플래그십파이오니어링은 모더나 설립한 창업형 VC…삼성의 바이오 투자전략 주목

이아경 기자공개 2021-12-22 08:25:20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1일 09: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펜데믹 속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업은 단연 '모더나'다. 이름 없던 바이오벤처가 mRNA(리보핵산메신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통해 화이자,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바이오벤처 업계의 성공 신화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모더나의 성공에는 빼놓을 수 없는 조력자가 있다. 미국 톱티어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벤처캐피탈(VC)인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Flagship Pioneering)'(이하 플래그십)이다. 국내에선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지만 전세계 시장에선 이미 톱티어 VC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플래그십의 존재감은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미국 출장으로 재차 부각됐다. 모더나와의 코로나19 백신 공조 및 추가 협력을 위해 이 부회장이 찾은 곳이 다름 아닌 미국 메사추세츠주에 있는 플래그십 본사였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그곳에서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CEO가 아닌 누바 아페얀 플래그십 대표를 만났다. 아페얀 대표는 모더나의 공동 설립자이자 모더나 이사회 의장이다. 삼성과 협상하는 모더나의 최고 의사결정기구가 이사회라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
아페얀 대표는 1999년 설립한 플래그십을 통해 바이오텍을 발굴, 공동창업, 육성한 업계 리더로 평가된다. 모더나를 비롯해 공동설립한 다수의 기업에서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전문경영인을 CEO로 영입해 이사회를 구성한다.

플래그십은 '창업형 VC'로도 불린다. 회사를 직접 설립하는데 그치지 않고 후속 관리도 꾸준하다. 회사 생태계의 모든 자원을 제공해 장기적인 성공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20년에 걸쳐 설립한 바이오텍은 100개 이상이며, 1만2750개 이상의 특허를 출원했다.

모더나는 이 철학이 성공적으로 반영된 플래그십의 대표 포트폴리오다. 모더나 창업자인 하버드 의대 데릭 로시 교수와 아페얀 대표의 아이디어가 만나 mRNA 치료제 개발이 시작됐고, 플래그십은 모더나에 대한 연구지원과 과감한 투자를 이어갔다. 2018년 나스닥 상장 당시 23달러였던 모더나(MRNA)의 주가는 현재 300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플래그십의 현재 운용 자산은 95억 5000만달러에 달한다. 모더나 지분율은 차익실현으로 5% 미만이지만 포트폴리오 가치의 70%는 모더나가 차지한다. 이밖에 사나 바이오테크놀로지, 루비우스 테라퓨틱스, 오메가 테라퓨틱스, 포그혼 테라퓨틱스, 디날리 테라퓨틱스 등을 주요 포트폴리오로 두고 있다.

국내에선 플래그십같은 창업형 VC를 통해 바이오벤처가 생겨나는 경우는 드물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에이비엘바이오, 티움바이오 등의 창업 전 일정 부분의 기업 구조를 만들어 준 정도가 VC 기획 창업 사례로 손꼽힌다. 국내에서는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가 플래그십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상장 바이오벤처인 아임뉴런 바이오사이언스는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의 사업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아임뉴런은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에 입성해 산학융합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연구자들의 아이디어를 플랫폼 기술로 발전시키고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계획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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