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약기업, 임상 파이프라인이 IPO 필요조건일까 온코크로스·스탠다임, 기평 결과 희비…"임상 진행시 비용 부담↑"
홍숙 기자공개 2021-12-23 07:40:00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2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들이 상장을 위해 자체 임상 파이프라인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올해 AI 신약개발 기업 중 기술성평가를 진행한 스탠다임과 온코크로스의 사례를 보더라도 이같은 분석이 힘을 얻는다. 두 기업의 주된 차이 중 하나는 임상시험 진입한 파이프라인의 유무다.지난 9월 기술성평가에서 고배를 마신 스탠다임은 AI 신약개발 플랫폼은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임상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은 없다. 반면 이번 달 기평을 통과한 온코크로스는 근위축증 치료제 후보물질 'OC501-OC504'을 대상으로 내년에 국내 임상 1/2a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국내 임상은 한국파마가 온코크로스로부터 판권을 이전받아 진행한다.
김이랑 온코크로스 대표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기평 통과 요인으로 "약물 발굴부터 개발까지 신약개발전주기를 수행하는 전주기 사업모델"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AI 신약개발 기업들과 달리 실험과 임상 파이프라인 내재화 전략이 기평 통과에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온코크로스는 '약물 재창출(drug repositioning)'로 임상 진입을 가속화하는 전략을 세웠다. 특허가 만료됐거나 이미 허가를 받은 약물을 대상으로 다른 적응증을 확장하는 임상을 진행 중이다. 신약 후보물질보다 약물 재창출 전략을 취할 경우 약물을 안전성(safety)을 실험하는 1상을 생략하거나 2상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두 기업의 기평 결과를 놓고 업계에서는 상장을 위해 AI 신약개발 회사들도 자체 임상 파이프라인을 갖춰야 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평 심사위원 중 신약개발 연구자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며 "AI 신약개발 기업도 신약개발 기업과 유사한 기준으로 심사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의견을 내놨다.
AI 신약개발 업계는 추가적인 비용 부담 때문에 이같은 기평 심사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의약품 합성실험실을 제외하고 신약 후보물질 검증만 거치는 장비만 약 5억원 가량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자체 합성 실험실을 갖추려면 수십억원이 투자돼야 한다.
시장 관계자는 "AI 신약개발 기업은 서버 확보에도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며 "실험실 내재화와 임상까지 직접 진행하기 위해 자본을 투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임상 파이프라인 유무로 AI 신약개발을 평가하는 점이 무리라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AI 신약개발 기업을 살펴보면 후보물질 발굴만 하는 곳도 있고, 자체 전임상과 임상을 하는 곳이 다양하게 있다"며 "모든 AI 신약개발 기업의 본질은 빠른 신약 후보물질 도출인데, 임상진입 여부로 AI 신약개발을 평가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 2019년 상장한 신테카바이오의 경우 임상 진입 파이프라인 없이도 기평을 통과해 코스닥에 입성했다. 신테카바이오는 한국기업데이터와 이크레더블에서 각각 ‘A, A’ 등급을 받았다. 심사는 임상 진입 여부 자체보다 AI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에 대한 평가에 무게감을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신테카바이오 상장을 시작으로 스탠다임, 파로스아이바이오, 팜캐드, 온코크로스, 바오밥에이바이오, 에이조스바이오, 카이팜, 디어젠 등이 AI 신약개발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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