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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롯데컬처웍스 '급한 불'부터 끈다 생존 기로에 선 '롯데시네마', 점포·인력 구조조정 불구 자회사에 500억 대여

김선호 기자공개 2021-12-24 07:27:15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3일 13: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점포·인력 구조조정 등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 자회사 롯데컬처웍스에 50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대규모 차입금을 상환해야 하는 롯데컬처웍스의 급한 불부터 끄자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컬처웍스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모기업 롯데쇼핑으로부터 500억원을 단기 차입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차입기간은 올해 12월 20일부터 2022년 12월 20일까지로 만기 일시에 모두 상환하기로 했다. 차입 규모는 자기자본대비 30.8%에 해당한다.


롯데시네마 운영과 영화 제작·배급 사업을 진행하는 롯데컬처웍스는 2018년 6월 롯데쇼핑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출범했다. 독립 당시 국내외 영화관 신규 출점을 지속하는 동시에 드라마 제작과 OTT 신사업도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지녔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이와 같은 사업확장 전략은 순항하는 모습이었다. 자체적으로 창출한 이익만으로도 신규 투자를 확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9년 베트남 등 해외법인을 550억원에 인수하면서 몸집을 더욱 키우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영화관 사업이 직격타를 맞았고 롯데컬처웍스도 이를 피할 수는 없었다. 2020년 연결기준 매출은 265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5.5%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마이너스(-) 160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적자전환했다.

대규모 출혈은 곧 재무악화로 이어졌다. 실제 부채비율은 2018년 31.5%, 2019년 274.3%, 2020년 885.3%로 치솟았다. 자세히는 지난해 기준 단기차입금 2055억원, 장기차입금 757억원, 사채 1198억원으로 부채가 증가했다.

여기에 올해 3분기 누적 순손실 1012억원을 기록하면서 롯데컬처웍스는 대규모 단기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는 여력이 없었다.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만 2000억원을 넘는데다 장기차입금도 올해 234억원, 2022년 468억원을 상환해야 되는 처지에 놓였다.


사실상 모기업 롯데쇼핑도 롯데컬처웍스를 지원할 재무적 여력이 충분하지는 않다.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별도기준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점포·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사업 체질을 대폭적으로 개선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자산유동화와 차입·사채 발행 등을 통해 외부 자금조달을 통해 현금곳간을 채웠지만 인수합병(M&A)과 신사업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회사 등을 지원할 만큼 실탄이 넉넉하지는 않다는 평가다.

하지만 롯데쇼핑으로서는 대규모 출혈이 발생하고 있는 롯데컬처웍스의 상황을 좌시할 수만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희망퇴직 등 인력 감축에 나섰지만 차입금 상환 만기가 도래하고 있는 롯데컬처웍스에 500억원을 대여해 급한 불부터 꺼야 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었지만 추가적인 재무 악화를 방어하기 위한 차원에서 운영자금을 모기업 롯데쇼핑에서 차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500억원 중 일부는 기존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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