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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3사 재무 분석]롯데컬처웍스, '무차입→차입 급선회' 실탄확보 총력전②코로나19로 공격확장 잠정 중단, 재무전략 보수적 자금 운용기조

전효점 기자공개 2021-08-13 07:57:17

[편집자주]

코로나19로 어느 업종보다 힘든 시기를 보낸 영화상영업계가 2분기 들어 일제히 적자폭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희망의 불씨가 지펴졌지만 관건은 회복 속도다. 재무체력이 약해질대로 약해진 영화관 3사는 정상화까지 버틸 힘을 마련하기 위해 자본 추가확충과 차입, 긴축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마지막 버티기에 나섰다. 영화상영업계의 최근 분위기를 살펴보고 개별 기업의 재무적 여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2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시네마 운영과 영화 제작 및 배급 사업을 펼치고 있는 롯데컬처웍스는 2018년 6월 롯데쇼핑으로부터 독립한 신생 법인이다.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두고 분사할 당시만 해도 오늘날과 같은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영화관사업은 꼬박꼬박 현금을 유입하는 알짜 캐시카우였고 시장 점유율도 약 30%로 안정적이었다.

독립 당시 롯데컬처웍스는 국내외 신규 영화관 출점을 지속하는 동시에 드라마 제작 및 OTT 신사업에도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었다. 신규 투자에 필요한 자금은 차입 없이 보유 현금과 수익창출로 마련한다는 계획이었다. 재무안정성도 상당히 우수했다. 부채비율은 40%로 사실상 무차입 상태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사실상 영업 중단 상태로 내몰린 롯데컬처웍스는 현금흐름이 끊기자 재무 전략을 무차입에서 적극적인 차입으로 확장에서 긴축 정책으로 급선회했다.

*자료출처=한국신용평가

◇화려한 분사·거침없는 외형 확장…무방비 상태로 맞이한 코로나19

코로나19를 맞닥뜨리기 직전까지 롯데컬처웍스의 국내외 사업은 성장 궤도에 있었다. 2018년과 2019년 롯데컬처웍스는 국내외 법인을 통해 공격적으로 신규 투자를 확대하고 있었다. 투자금은 자체적으로 창출한 이익으로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설사 일시적인 재무 부담이 생겨도 외형 확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롯데컬처웍스는 그 즈음 DCF(Discounted Cash Flow) 산출법에 의거 자체 몸값을 8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시장에서도 롯데컬처웍스에 장밋빛 기대를 걸었다. 현대자동차그룹 광고 계열사 정성이 고문이 직접 이노션 보유 지분을 롯데컬처웍스 지분과 스와프에 나설 정도였다.

롯데컬처웍스는 자신감에 가득차 있었다. 2019년 3월 롯데쇼핑으로부터 베트남 등 해외 법인을 550억원에 인수하며 글로벌 주도권을 되찾아왔다. 국내 사업에서도 안양역사 운영권 등을 모회사에게 인수하면서 홀로서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해 롯데컬처웍스 자본적지출(CAPEX)은 800억원 수준이었는데 EBITDA가 2000억원 규모였음을 고려하면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었다.

공격적인 확장 이면에는 잠재적 부실이 누적되고 있었다. 2019년 롯데쇼핑으로부터 넘겨받은 베트남법인은 당해 320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모회사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같은해 리스 회계기준이 변경된 것 역시 장부상 비용으로 처리됐다. 롯데컬처웍스는 63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2019년도를 마무리지었다. 그러나 이 때만해도 큰 문제는 없었다.

◇국내외 사업 '올스톱'에 긴축 급선회…고금리 외부조달 병행

황금기는 짧았다. 이듬해 발발한 코로나19는 업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영화관은 영업을 사실상 전면 중단하는 수준으로 내몰렸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롯데컬처웍스가 주력하고 있던 동남아 시장은 방역 여건이 국내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베트남법인은 작년 초 전관 영업을 중단했다가 정상 운영을 시작한지 두달 만인 8월 또 다시 휴관에 돌입했다.

롯데컬처웍스는 사업 기조를 확장에서 긴축으로 급격히 선회할 수밖에 없었다. 임차료를 감면하고 해외 점포 일부를 폐점하는 고육지책으로 버티기에 돌입했다. 그럼에도 손실은 계속 누적됐다. 작년 말 롯데컬처웍스는 235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영업손실 1604억원에 유무형자산손상차손 약 1450억원이 추가된 것이다. 연 매출은 2019년 7711억원에서 지난해 2657억원으로 3분의 1 토막 났다.

실적 부진에 따라 외부조달 역시 확대했다. 2019년 말 348억원에 불과하던 롯데컬처웍스 장단기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말 1955억원까지 늘어났다. 한 해간 총 세 차례의 사모사채 발행을 통해 1200억원을 조달했다. 단기차입 역시 전년대비 1000억원 이상 규모를 늘렸다. 조달이 확대되면서 부채부담뿐만 아니라 금융비용 부담도 동반 상승했다. 지난 한 해만 약 450억원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했다.

*자료출처=롯데쇼핑 IR

영화상영업계는 백신 보급에 따른 거리두기 완화만을 고대하고 있지만 최근 재확산 분위기를 고려하면 연내 실적 개선 가능성은 요원해진 상황이다. 롯데컬처웍스로선 추가적인 재무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현상을 유지해나가는 게 유일한 선택지로 남아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롯데컬처웍스 순차입금은 1조431억원이며 부채비율은 1530%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 6월 리스계약기간을 조정하면서 550억원의 리스부채를 감축했고, 보증금 감축 협상을 통해 추가적으로 900억원 가량의 현금도 확보한 상태다. 외부 조달도 이어가고 있다. 앞서 3월 400억원 규모 사모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6월에는 자본의 성격을 가진 부채인 영구채 400억원을 발행했다. 연말까지 버티기를 위한 실탄 확충 차원에서 4%가 넘는 고금리도 감수한 조달 결정이다.

그럼에도 잇단 자금 조달 규모는 매 분기 누적되는 당기순손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컬처웍스는 실질적 자본확충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재무안정성이 중단기적으로 저하될 전망"며 "최근 영구채 발행에 따른 실질적인 재무개선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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