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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하나금융]‘은·금·캐·카’ 판도변화…‘신탁·자산운용·저축은행’ 지각변동 예고②은행·증권 부동의 독주 체제…약진한 비은행 계열사 순위경쟁 각축

고설봉 기자공개 2021-12-27 07:17:55

[편집자주]

금융그룹 계열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최근 몇 년 사이 큰 변화를 겪었다. 위기가 컸던 시기이다 보니 수익의 양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희비가 엇갈린 곳들이 많다. 건재함을 보여주면서도 성장률은 예전만 못한 곳이 있는 반면 성장률은 커졌지만 그 규모가 미미한 곳도 눈에 띈다. 더벨은 주요 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올해 누적 실적과 성장률을 토대로 한 성과를 비교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4일 10: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금·캐·카(은행·증권·캐피탈·카드)’로 대변되는 하나금융그룹 내 계열사 순위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 몇 년 순이익 규모에서 캐피탈에 억눌려 있던 하나카드가 올해 판도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그룹 내 세번째로 많은 순이익을 내는 계열사로 발돋움 했다.

중소 규모 비은행 계열사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하나자산신탁이 단독으로 순이익 규모 5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하나저축은행, 하나생명보험, 하나대체투자운용, 하나에프앤아이 등 4개 계열사가 2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6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각변동의 서막이 올랐다.

◇’은행·증권’ 견고한 투톱 체제…2중 ‘캐피탈·카드’ 접전

하나금융은 순이익 규모가 큰 계열사 순으로 순서를 매긴다. 계열사 순서는 각 회사를 이끌고 있는 CEO들의 자존심과도 직결된 문제다.

하나금융 계열사 가운데 부동의 1위는 하나은행이다. 은행업을 중심으로 지주사를 설립한 만큼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비은행 계열사를 늘리며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순이익 60% 가량은 은행을 통해 창출한ㄹ다.

1위는 비은행부문 맏형인 하나금투다. 하나금투는 꾸준한 증자와 대규모 사업 확장을 통해 초대형 IB로 발돋움했다. 이를 기반으로 그룹 내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비은행 맏형으로 하나은행과 함께 하나금융 ‘투톱’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도 하나은행과 하나금투는 나란히 실적 성장세를 기록하며 투톱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 3분기 누적 하나은행은 순이익 1조9535억원을 기록, 지난해 동기 대비 17.2% 성장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투 순이익은 409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43.19% 늘었다.


그룹 내 3위 경쟁은 접전이다. 지난해까지 하나캐피탈이 하나카드를 멀찍이 따돌리고 부동의 3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올해 하나카드가 대폭 성장하며 하나캐피탈의 지위를 넘보는 모습이다. 3분기 누적 기순 순이익에선 근소하게 앞섰다.

하나카드는 올 3분기 누적 순이익 19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73.93%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하나캐피탈은 순이익 1966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51.77%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하나카드에 근소하게 뒤쳐졌다.

이대로 4분기 큰 이변이 없는한 올해 그룹 내 순위는 뒤바뀔 전망이다. 하나카드가 처음으로 하나캐피탈에 앞서며 계열사 순서 3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떠오르는 '신탁·자산운용·저축은행'…하나생명 넘본다

비은행부문 계열사들의 순위 다툼은 한층 치열해졌다. 하나캐피탈에 이어 5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하나자산신탁이 차지했다. 하지만 6위권 경쟁에선 4개 계열사가 혼전 양상을 보인다.

하나자산신탁은 올 3분기 누적 순이익 69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5.36% 증가한 수치다. 하나자산신탁의 성장세는 가파르진 않지만 매년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계열사들의 투자활동에서 파생된 일감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 중이다.

하나저축은행과 하나생명, 하나대체투자운용, 하나에프앤아이는 혼전 양상을 보인다. 특히 올해 하나생명의 성장세가 주춤한 틈에 다른 3곳의 계열사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순이익 규모가 엇비슷해졌다.


하나생명은 올해 역성장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257억원이던 순이익은 올해 10.95% 감소한 228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험사업이익이 감소하고 투자이익도 담보상태를 보였다. RBC(지급여력)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위기도 맞았다.

하나저축은행의 성장세가 매섭다. 올 3분기 누적 20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성장률 53.32%를 기록했다. 하나저축은행은 2012년 하나금융에 편입된 뒤 매년 고속성장하며 주요 계열사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하나에프앤아이도 올해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하나생명보험을 추격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체급을 키움과 동시에 수익성도 높이며 다크호스로 떠오른 모습이다.

하나에프앤아이는 지난해 3분기 누적 116억원이던 순이익을 올 3분기 누적 198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성장률은 70.72%로 지주사 내 계열사 가운데 두번째로 높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누적 146억원이던 순이익을 올 3분기 누적 196억원까지 불렸다. 순이익 증가율은 33.7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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