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2월 30일 08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 히트 원더'는 단 하나의 노래만 히트시키고 사라진 가수를 이르는 말이다. 80년대 말 김지연의 '찬바람이 불면'이 대표적이다. 인기 드라마에 나오면서 전국민 애창곡 반열에 올랐지만, 단 한번의 절정만을 남기고 사라졌다.'원 히트 원더'는 게임업계도 피할 수 없는 함정이다. 잘 만든 게임 하나로 성공가도에 올랐지만 후속작이 없는 회사가 적잖다. '애니팡' 제작사 선데이토즈가 대표적이다. 히트작의 수명과 함께 기업의 명운도 사그라든다. 수백억원대 돈을 투자했어도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게임업의 특성이다.
최근 업계에서 입길에 오른 원 히트 원더 게임사는 베스파다. 긴 실적 부진으로 긴축경영에 돌입하면서 홍보실 인원을 모두 내보냈다. IR마저도 일부 정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업무는 경영지원실이 대행하는 위태로운 상태다.
2017년 '킹스레이드'라는 모바일 게임을 내놓으며 중견 게임사로 도약한 베스파는 생각보다 추운 겨울을 겪고 있다. 매출 1000억을 돌파하며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지만 킹스레이드의 수명이 다하면서 급격히 쇠락의 길을 걸었다. 적자 지속으로 지난해 관리종목에 지정될 정도였다.
올해도 반전은 없었다. 추가 투자를 위해 중국과 한국을 넘나들며 게임사들을 찾았지만 기회의 문은 열리지 않고 있다. 최근 컴투스와의 투자유치 협상도 경영권 문제로 막판에 어그러지며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올해 3분기 재무상황을 고려하면 내년엔 상장폐지를 걱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살아날 틈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히트 원더 게임사들이 무조건 실패하는 건 아니다"라며 "재기에 성공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반등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먼저 데브시스터즈의 시나리오다. 기존 히트작 강화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코스닥에 입성한 이듬해부터 6년이 넘게 영업손실을 냈지만 한눈 팔지 않고 쿠키런 개발에만 집중한 끝에 빛을 봤다. 올 3월 '쿠키런:킹덤' 대흥행으로 그들은 이제 '투 히트' 째다.
스마일게이트의 교훈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전작에 매몰되지 않고 후속작 개발에 힘쓰는 방법이다. 스마일게이트는 히트작 '크로스파이어'가 중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을 후속작 '로스트아크' 개발에 쏟았다. 3년 넘게 장기흥행 중인 로스트아크만한 성공의 증표가 있을까.
베스파는 일단 데브시스터즈의 길을 따르고 있다. 최근 김진수 창업자는 '킹스레이드' 공식 카페에 여러 차례 직접 글을 남기며 이용자 관리에 나섰다. 상황이 급해지자 개발 일선에 복귀한 그는 '킹스레이드2'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베스파는 원 히트 원더의 저주를 벗어날 수 있을까. 두번째 도약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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