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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신년사 숨은 키워드 '순혈주의 타파' 2020년 이후 2년만에 '개방성' 언급, 인재 역량 발휘 강조

이효범 기자공개 2022-01-04 08:13:09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3일 13: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지난해 순혈주의를 타파하는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신동빈 회장(사진)은 신년사에서 또다시 '개방성'을 강조했다. 연공서열을 비롯해 성별, 지연, 학연 등과 관계없이 최적의 인재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언급하면 내세운 키워드다. 끊임없는 도전과 실패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역설했다.

신 회장은 3일 '용기 있는 도전으로 가장 앞선 곳에서 미래 준비'라는 제목의 신년사를 발표했다. 롯데지주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별도의 시무식을 진행하지 않았다. 신 회장은 그룹 사내 홈페이지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이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앞서 2021년에도 온라인으로 신년사 전문을 배포했다.

신 회장은 2022년 신년사에서 "우리 조직에는 어떤 인재라도 따뜻하게 포용할 수 있는 개방성이 필요하다"며 "융합된 환경 속에서 연공서열, 성별, 지연 · 학연과 관계없이 최적의 인재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철저한 성과주의 문화도 정착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다양성은 우리의 경쟁력이며 도전하는 에너지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2022년 신년사 '용기 있는 도전으로 가장 앞선 곳에서 미래 준비' 내용 중 일부 발췌

신 회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 개방성을 강조했다. 그는 당시 유연하고 개방적인 기업문화 조성에 앞장서 달라고 주문하면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직된 기업문화와 관성적인 업무 습관을 모두 버려야 한다"며 "직급, 나이, 부서를 막론하고 자유롭게 소통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당시 개방적인 기업문화와 관련된 내용이 세번째로 꼽은 과제였다면 이번 신년사에서는 이같은 내용이 비교적 앞단에 배치됐다.

2021년 신년사에서는 유능한 인재들을 위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그는 당시 신년사에서 "각 포지션에 배치된 유능한 인재들이 베스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저부터 앞장 서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처럼 외부 기업 혹은 조직문화 개방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신 회장이 또다시 개방성을 직접 강조하고 나선 것은 '순혈주의'를 깨트린 2022년 정기 임원 인사와도 연관성이 깊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정통 롯데맨이 핵심 계열사를 이끌어왔던 것과 달리 유통과 호텔사업군의 총괄대표를 모두 외부에서 영입했다.

대표적으로 김상현 전 DFI 리테일 그룹 대표이사와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를 유통과 호텔사업군 총괄대표다. 김 대표는 그룹 역사상 부회장으로 영입된 첫 사례다. 또 롯데쇼핑의 백화점 사업부에 신세계 출신인 정준호 대표를 앉혔다. 마트 사업부 강성현 대표 역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거쳐 2009년 롯데에 합류한 외부 출신이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사업부는 지난해 이례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점포 축소와 함께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비용 절감을 위한 조치인 동시에 사업부문별 비효율적으로 구성된 인적자원을 재배치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에 투입된 인력을 줄이는 대신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분야에 외부 인재 영입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 내부에서는 희망 퇴직을 매년 정례화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신 회장은 또 BU체제에서 HQ체제로 전환하는 조직개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HQ체제로 개편한 것은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 우리 조직의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역할 중심의 수평적인 조직구조로 탈바꿈해야만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신년사에서는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2021년 신년사에 질책의 목소리도 담았다. 그는 "극도로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성장의 기회를 슬기롭게 모색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낸 곳도 있지만 아쉽게도 아직 많은 부문이 해결책을 찾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유례없는 상황에 우리의 핵심역량이 제 기능을 발휘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신 회장은 2022년 신년사에서 "브랜드, 디자인, IT 등에 투자하지 않으면서 단기적인 성과만 내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모든 상장사에 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도 의무화하며 선제적으로 ESG 경영의 기틀을 잡았다. 이제는 임직원 한 명, 한 명이 ESG 활동을 스스로 내재화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실천해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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