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운용 창업주 물러난다…황상연 신임대표 선임 소유·경영 분리…"다양한 경험 활용해 투자영토 넓히겠다"
허인혜 기자공개 2022-01-04 08:16:43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3일 1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창업주로 브레인자산운용을 13년간 이끌었던 박건영 각자대표가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다. 오너와 경영을 분리해 지배구조를 개선한다는 목표다.차기 공동대표에는 황상연 브레인자산운용 부사장이 선임됐다. 황 신임 대표는 지난해 각자대표로 취임한 최인건 대표와 함께 브레인자산운용을 이끌 예정이다. 박건영 대표는 사장직을 유지하며 브레인자산운용의 신산업을 주도한다.
◇황상연 신임대표 "기업경영·애널리스트 경험…투자영토 확대할 것"
3일 브레인자산운용은 이사회를 열고 황상연 부사장을 각자대표로 신규 선임했다. 지난해 2월 각자대표에 오른 최인건 대표와 함께 브레인자산운용을 이끌 예정이다.
황상연 신임대표(사진)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독립계 자산운용사의 대표격인 브레인자산운용의 신임대표를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취지가 있고, 세대교체를 통해 영속기업으로서 회사 역량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최선을 다해 부합하겠다"며 취임 소감을 밝혔다.
황 대표는 종근당홀딩스의 대표이사 출신으로 바이오와 투자업계에서는 내로라하는 베테랑으로 꼽힌다. 바이오 연구원에서 출발해 투자 전문가로서도 탄탄대로를 걸었다.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교 대학원에서 화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LG화학 바이오텍 선임연구원으로 첫 발을 뗀 뒤 신영증권과 신한증권의 애널리스트로 변신했다. 미래에셋증권에서 리서치장과 법인영업본부장을 거쳤다.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우리글로벌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과 바이오벤처인 엠디뮨의 최고재무책임자를 역임했다. 마지막으로 종근당홀딩스를 이끌다 브레인자산운용에 합류했다.
황 대표는 2000년대 중반 바이오 애널리스트의 '전설'로 꼽힌다. 1970년생으로 2000년 증권사에 몸담으면서부터 2010년대 애널리스트 직함을 유지할 때까지 화학과 제약부문 베스트·최상위권 애널리스트에 꼽혔다. 2007년 미래에셋증권 이사대우로 승진했고 2008년 미래에셋증권의 최연소 센터장 자리에 올랐다. 박건영 대표와는 미래에셋증권에서 연을 맺었다.
황 대표는 우선 투자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엔지니어와 애널리스트, 대표이사 등 다양한 경험을 해온 만큼 업력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상장주식 애널리스트나 주식운용본부장, 종근당홀딩스 대표 등 여러 영역에서 경험한 바를 자산운용에 녹이고자 한다"며 "자산운용업계가 주식과 채권뿐 아니라 프리IPO, 메자닌, PEF 등으로 투자대상을 넓히고 있는 만큼 브레인자산운용의 영토 확대도 주도하겠다"고 했다.
브레인자산운용의 투자전략과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황 대표는 "브레인자산운용은 좋은 기업을 선제적으로 찾고 경쟁력 있는 섹터 내에서 절대 점유율이나 경쟁률을 가진 기업에 투자한다는 기본 목표가 있다"며 "투자철학은 동일하게 가져가되 이공계 출신인 만큼 기술 이해도가 보강돼 기업들을 조금 더 다면적으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건영 대표 "전문 경영인이 회사 이끌 때…신산업 주도하겠다"
2009년 브레인투자자문을 설립해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어 온 박건영 대표(사진)는 이사회 의장이자 사장으로 브레인에 남는다. 브레인자산운용의 정체성과 투자전략을 확립한 주인공이다.
국내 헤지펀드의 부흥기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모멘텀 투자의 귀재로도 불린다. 1967년생으로 1993년 산은캐피탈에 입사하며 금융업계에 첫 발을 뗀 박 대표는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기회삼아 펀드매니저로 변신했다. 2004년 7월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에서 '디스커버리 1호' 펀드를 운용하며 60%의 전설적인 수익률을 냈다. 또 다른 대표 펀드 '인디펜던스'는 2년 동안 7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전 IMM투자자문)에는 2007년 합류했다. 대표이사 겸 최고투자책임자(CIO)에 올랐다. 박 대표가 직접 운용한 '징기스칸'도 시장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이후 박 대표는 2009년 브레인투자자문을 설립했다. 브레인투자자문은 2012년 자산운용사로 전환했다. 헤지펀드 '백두'는 설정 이듬해 전체 헤지펀드에서 수익률·설정액 최상위권에 올랐다. 운용자산(AUM)은 8000억원, 자기자본은 지난해 9월을 기준으로 1514억원이다. 독립계 자산운용사 중 손에 꼽을 만한 규모다.
박 대표는 브레인자산운용의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 업무적으로는 신사업 태스크포스(TF)를 이끄는 사장으로 남는다는 계획이다. 브레인자산운용은 사모펀드(PE)와 벤처캐피탈(VC) 영역의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상장사 중심의 투자전략을 초기투자, 경영참여 등으로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기쁜 마음으로 물러난다"며 소회를 밝힌 박 대표는 "2009년부터 브레인자산운용을 경영해오며 사모펀드가 어려웠던 시장에서도 열심히 해왔다"며 "이제는 창업자 보다는 전문 경영인이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는 판단이 섰다"고 말했다.
이어 "황상연 신임대표와 최인건 대표는 미래에셋증권과 신영증권에서 오랜 인연을 이어온 사람들"이라며 "내실을 다지면서 가족적인 분위기로 성장하는 브레인자산운용을 만들고자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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