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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규 HDC현산 사장, 실질적 CFO 역할까지 맡는다 아시아나 보증금 환수 소송 '키맨', 경영 불확실성 대비 '창구 일원화' 포석

신준혁 기자공개 2022-01-12 07:47:55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0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그룹이 새해 경영전략을 위한 첫 걸음으로 지주사와 핵심 계열사의 최고재무전문가(CFO)를 맞교체하는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키워드를 '건설'이 아닌 '재무'에 맞춘 셈이다.

특히 '노딜(거래무산)'로 막을 내린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당시 경영전략을 맡았던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사장이 재신임을 얻는 동시에 실질적인 CFO 역할까지 맡을 것으로 보여 이목을 끈다. 최대 현안인 이행 보증금 소송을 두고 창구를 일원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HDC그룹은 최근 임원인사에서 유병규 전 HDC 사장을 HDC현대산업개발 사장으로 선임하고 정경구 전 HDC현산 전무에게 그룹의 재무를 맡기는 'CFO 크로스 인사'를 단행했다. 그룹과 핵심 계열사의 경영 최일선에 경제 전문가를 내세워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유병규 HDC 사장은 산업정책 전문가로서 CFO 역할을 동시에 맡아 경영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정경구 전 CFO가 떠난 자리를 대체할 김홍일 전무는 HDC자산운용 대표 출신으로 HDC현산 미래혁신본부장을 맡은 지 1년여 만에 경영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상황이어서 관련 노하우가 많지 않다. 따라서 당분간 유 사장을 보좌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로 자리를 옮긴 정경구 HDC 부사장은 HDC현산 재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만큼 유 사장과 합을 맞출 전망이다.

유 사장에게 중책을 맡긴 건 그룹 최대 현안인 '아시아나항공 이행보증금 반환'에 집중하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당시 낸 계약금(이행보증금)에 묶여 있는 2515억원을 돌려 받는 게 최대 미션이다.

유 사장은 그만큼 관련 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정 부사장, 김대철 전 HDC현산 부회장, 권순호 전 사장과 함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을 주도한 내부 주역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을 성사한 공로를 인정받아 그룹내 최고 직함을 꿰찼지만 매각 결렬로 인해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HDC현산은 그룹의 희망을 걸었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소송전으로 비화되면서 경영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소송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행보증금 반환까지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HDC현산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건설(옛 금호산업)이 제기한 이행보증금 몰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 소송은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시작됐다.

HDC현산은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이뤄 2019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고 주식매매계약(SPA) 후 이행보증금을 냈다. 당시 HDC현산은 구주취득 관련 주식매매계약금과 아시아나항공 신주를 취득하는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인수대금 10%인 2500억원의 이행보증금을 은행 에스크로 계좌에 납입했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 후 재실사 과정에서 의견이 갈리면서 매각이 결렬됐고 현재까지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전이 이어지고 있다. 당시 HDC현산은 급격하게 악화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불건전성을 이유로 재실사를 요구했다. 인수 계약 당시보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사정이 악화됐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계약무산의 모든 법적 책임이 HDC현산 측에 있다며 맞서고 있다. 이행보증금은 매도자와 인수자가 모두 합의해야 인출할 수 있는 질권이 설정돼 있다.

양 측은 인수전 무산의 책임을 두고 공방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7일 4차 변론기일을 열고 재판을 속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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