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CSS 캐피탈·저축은행에 이식한다 그룹 내 '동일차주·동일등급' 적용…작년 연말 충당금 대거 전입, 건전성 강화
김현정 기자공개 2022-01-12 08:13:10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1일 10: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이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금융저축은행에 그룹 단일 '기업'신용평가모형(이하 CSS)을 적용한다. 우리금융 내 여신들에 대해 ‘동일 차주, 동일 등급’ 원칙을 적용하기 위함이다. 수십년간 자체 모형을 써오던 캐피탈과 저축은행에 금융그룹 차원의 촘촘한 리스크관리가 들어가면서 자산의 질적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캐피탈 및 저축은행은 지난 연말부터 보유 여신에 대해 새로운 CSS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해당 CSS는 우리은행의 모형으로 지주 리스크관리부서에서 계열사 확대 적용 작업을 주도해왔다.
우리은행 CSS 이식 작업은 캐피탈과 저축은행을 그룹 차원의 리스크관리 체계 안으로 포섭시킨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금융당국은 바젤 원칙에 따라 금융그룹 전체적으로 동일차주에 대해 동일한 등급을 부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같은 차주에 대해서는 그룹 내 계열사들이 동일한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취지다.
우리은행 CSS 이식 작업은 캐피탈과 저축은행이 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지난해부터 이뤄져왔다. 우리지주는 2020년 말 우리금융캐피탈 경영권 지분 74.04%를 인수한 뒤 지난해 8월 완전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당초 우리금융캐피탈의 완전자회사였던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지주로 이전하는 작업 역시 지난해 3월 이뤄졌다. 같은 맥락으로 2019년 우리지주 출범 이후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에도 은행 CSS 이식 작업이 이뤄진 바 있다.
통상 은행의 CSS가 좀 더 보수적이고 정교하며 공신력 있다는 점에서 은행 CSS를 계열사들에 적용하곤 한다. 다만 캐피탈 및 저축은행의 기존 CSS에도 우수한 점이 있기 때문에 은행의 뼈대를 기본적으로 쓰고 거기에 맞춰 조정을 하는 식으로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지주와 캐피탈, 저축은행에 동일 컨설팅업체가 전체적인 시스템 개발 작업을 맡으면서 은행 CSS의 로직을 해당 계열사에 이식할 수 있었다.
우리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캐피탈·저축은행 편입 때부터 계속 준비를 해왔다”며 “더 좋은 신용평가 시스템을 적용해서 신규 계열사들에도 그룹 차원의 리스크 대응을 하려는 목적이고 은행 CSS를 추가로 더 적용할 여신 관련 계열사는 없다”고 말했다.
캐피탈과 저축은행은 해당 시스템이 완성되자마자 이미 지난해 12월 보유 여신들에 적용했다. 이에 따라 캐피탈과 저축은행 모두 연말 새 시스템에 맞춰 충당금을 충분히 쌓은 상태다. 4분기에 3분기 누적기준과 맞먹는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부터 받는 신규 여신에 은행 CSS가 본격 적용되는 만큼 리스크관리 수준이 상당 부분 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캐피탈의 전신은 대우자동차 계열의 대우캐피탈, 아주그룹의 아주캐피탈이었던 만큼, 관리가 철두철미한 금융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된 이래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금융저축은행 역시 마찬가지다. 충북·청주 지역의 향토저축은행에 뿌리를 둔 우리금융저축은행은 20년 전 건설업체 등 대주주 전횡으로 경영 악화에 빠졌던 과거도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아주캐피탈을 거쳐 우리금융 품 안에 들어온 이후 일 년여 만에 시중은행 수준의 자산 건전성 관리를 하게 됐다.
두 계열사 모두 우리지주 편입 이후 그룹의 주요한 한 축으로 안착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의 경우 우리금융의 ‘기업금융 강자’ DNA를 물려받아 기업금융 부문을 큰 폭으로 늘렸으며 개인금융 부문에서도 선전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 1288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수치다.
우리금융저축은행 역시 건전성 위주로 자산을 늘리며 실적 증대를 이뤘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수익은 5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순이익은 2.7% 증가한 109억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현정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유동성 풍향계]1.15조 SKB 지분 매입 'SKT', 현금창출력 '자신감'
- [백기사의 법칙]국책은행이 백기사, 한진칼에 잔존하는 잠재리스크
- 금융지주사 밸류업과 '적정의 가치'
- [백기사의 법칙]1,2위사 경영권 분쟁 '진정한 승자'였던 넷마블
- [2024 이사회 평가]대한해운, CEO가 틀어 쥔 사외이사…독립성 취약
- [2024 이사회 평가]사업형 지주사 '동원산업', 이사회 개선은 현재진행형
- [2024 이사회 평가]대상, 이사회 성실한 참여…평가 시스템 '미흡'
- [백기사의 법칙]남양유업 백기사 자처했던 대유위니아, 상처뿐인 결말
- [백기사의 법칙]SM 인수 속 혼재된 흑·백기사 ‘카카오·하이브’
- [2024 이사회 평가]LG전자, 매출 규모 못 미치는 성장성·주가 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