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의 남양유업 매각가 상향 요구, 이면합의 쟁점되나 한앤컴퍼니 측"계약 이틀 뒤 주당 90만원 요구"…피고측 "이면합의 존재"
김경태 기자공개 2022-01-14 08:43:28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3일 16: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양유업 인수합병(M&A) 소송전에서 팽팽한 의견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한앤컴퍼니 측은 계약 체결 후 홍원식 회장이 주당 가격을 높여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아울러 대유위니아그룹의 실질적인 경영 개입이 진행되고 있어 빠른 재판 진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반면 홍 회장 측은 이전처럼 이면합의가 존재했고, 김·장 법률사무소(이하 김앤장)의 쌍방대리로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증인으로 한상원 한앤컴퍼니 사장과 김앤장 변호사 등을 대거 신청했다.
13일 투자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날 남양유업 M&A 본안소송인 '주식양도(계약이행)' 소송 2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오후 2시 반부터 시작된 변론은 약 30분간 진행됐다. 방청석에 빈자리가 없고 일부 방청객은 입장하지 못했을 정도로 참관 열기가 뜨거웠다.
사실상 양측이 기존에 밝혀온 주장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우선 홍 회장을 대리하는 엘케이비앤(LKB&)파트너스는 한앤컴퍼니와 거래를 협의할 때 이면합의가 분명히 존재했다고 밝혔다.
증인으로는 6명을 신청했다.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와 거래 자문을 맡은 김앤장 변호사 3명, M&A에서 핵심 연결고리를 맡은 함춘승 피에이치컴퍼니 사장, 남양유업 총무팀장 등이 신청 대상이다.
다만 피고 측의 증인 신청은 원고 측에서도 이미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었고, 다른 소송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다. 한앤컴퍼니가 홍 회장과 대유위니아그룹의 조건부 약정을 무력화하기 위해 제기한 가처분 소송의 첫 변론이 이달 7일 있었다. 이 자리에서 화우 측은 함 사장과 김앤장 변호사 모두 증인으로 나와도 전후사정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바 있다.
이날 한앤컴퍼니 측의 주장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홍 회장의 가격 상향 요구였다. 화우 변호사는 "2021년 5월 27일에 주당 82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는데 그 후 주가가 상승하자 이틀 만에 홍 회장이 가격을 주당 90만원으로 높이던지, 그에 상응하는 고문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화우 변호사는 이런 홍 회장의 요구를 M&A에서 사례를 찾기 힘든 무리한 요구라고 밝혔다. 이달 7일 홍 회장 측이 가처분소송 심문에서 공개한 홍 회장과 함 사장 간에 주고받은 문자에 한 사장이 최종 제안(final offer)으로 '주당 85만원 상향'이 기재됐다. 이 부분은 홍 회장의 요구에 대해 한 것이지 이면합의나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당시 홍 회장은 한앤컴퍼니 측과 만나 "법률적이기보다는 인간적으로 부탁하는 것"이라며 "승자의 아량을 베풀어달라"고 말했다는 게 화우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LKB&파트너스에서는 계약 체결 후 이틀 뒤 홍 회장이 가격 상향 요구를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반박하면서 이면합의의 존재를 강조했다. 백미당 분사와 임원 예우의 가치가 최소 연간 30여억원 수준으로 오너 입장에서는 적은 부분이 아니라 수차례에 걸쳐 계약서 반영 여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대유위니아의 경영 참여에 대해서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앤컴퍼니 측은 최근 대유위니아그룹 인사의 남양유업 주요 보직 장악, 복지몰 연동으로 인한 임직원 개인 정보 유출 등을 지적했다. 경영 자문이 아닌 실질적인 기업결합, 인수 후 통합(PMI) 작업에 준한다고 지적했다.
LKB&파트너스 변호사는 대유위니아그룹은 자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며 경영 위기를 겪는 남양유업 입장에서는 불가피하다는 기존의 논리를 되풀이했다.
변론 막바지에는 소송 대리인 간 '비난'이라는 단어가 사용될 정도로 분위기가 격해졌다. 한앤컴퍼니 측은 피고 측이 지속적으로 소송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로 재판에 임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화우 변호사는 이번 본안소송이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가면 최소 2~3년의 시간이 흐를 수 있다는 점에서 조속한 재판 진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충실한 심리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며 "다만 충실한 심리가 기일이 연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KB&파트너스 변호사는 다른 소송 일정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재판을 지연시킬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로 2월 10일과 3월 중의 날짜를 제시했다. LKB&파트너스는 2월 10일은 어렵고 같은 달 중후반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화우는 일정에 동의했고 재판부는 다음 변론기일을 2월 24일로 확정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신균 LG CNS 사장 승진, 'IPO 완수' 중책
- [2024 이사회 평가]'호황 수혜' 일진전기, 부진 속 희망 '경영성과'
- [2024 이사회 평가]'행동주의 타깃' DB하이텍, 선방 항목 수두룩
- LG전자, 달라진 인사코드 '최소 승진·대폭 재편'
- '침묵 길어진' 이재용 회장, 최후진술에 쏠린 눈
- [조주완의 밸류업 승부수]기업가치 상승 키워드 '신사업·주주환원·인도'
- [조주완의 밸류업 승부수]저평가 극복 시급한데…'EV 캐즘·중국 LCD 공습' 고심
- 물적분할·유증 넘치는 국장, 삼성전자가 보여준 '격'
- [Company Watch]'M&A 대어' HPSP, 호실적·고객사 다변화 잰걸음
- '삼성전자 이어 물산까지' 주담대 초유의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