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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직할체제, '혁신' 주도하는 장재훈 사장 [현대자동차를 움직이는 사람들]①2018년 말부터 두각, 외부 출신 불구 1인 다역…정 회장 '두터운 신임' 관측

유수진 기자공개 2022-02-03 14:55:44

[편집자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020년 10월 취임 이후 두 차례의 인사를 통해 '친정체제'를 완성했다. '인사만사(人事萬事)'라는 말이 있듯 누구에게 어떤 역할을 맡기느냐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좌우되는 게 당연지사.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고자하는 정 회장의 꿈을 현실로 바꿔줄 핵심 인물들은 누구일지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5일 0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 말 현대자동차그룹 임원인사에서 확인된 정의선 회장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중간다리'를 두지 않고 모든 권한이 자신에게 집중되도록 하겠다는 것. '특별 케이스'로 여겨지던 노무 담당 윤여철 부회장까지 고문으로 물리면서 직할체제를 강화했다. 이미 2020년 말 인사에서 완벽하게 사장단 진용을 갖춰놓은 터였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장들이 '똑같이' 신임을 받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장재훈 사장이 단지 대표이사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가 2011년 그룹에 합류한 뒤 걸어온 궤적을 살펴보면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진다. '변화와 혁신'이란 정 회장의 경영철학을 가장 잘 이해한 것은 물론 그룹 곳곳에 스며들도록 만든 인물이란 평가다.

◇미래 지향적 조직으로, '정 회장 체제' 출범 후 혁신 진두지휘

'오너 3세' 정 회장에겐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정주영 선대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 시대를 거치며 단단히 굳어져버린 순혈주의와 보수적 기업문화 타파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기존 인력과 기술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위기감에 사로잡혔다.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탑5'로 만든 '고집'의 유효기간이 만료된 셈이다.

작년 3월 타운홀 미팅에 참석한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회사를 외부 변화에 적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으로 만드는 게 급선무였다. 올드한 이미지를 지우고 미래 지향적인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는 것. 마음 먹는다고 하루 아침에 달라지진 않겠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직원들이 '정의선 시대'를 체감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했다. 정 회장은 2018년 9월 경영 전면에 나선 직후 '플랜'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이 작업을 진두지휘한 사람이 바로 장 사장이다. 경영지원본부장으로서 소통과 자율 중심의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에 팔을 걷어붙였다. 복장자율화와 유연근무제 도입이 대표적이다. 정 회장이 친근한 이미지를 갖추는데 기여한 '타운홀 미팅' 역시 그의 작품이다.

외부 출신이지만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변화의 상징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오래 전부터 '보수적'이란 꼬리표가 따라붙어온 현대차그룹 인사 원칙에서 상당한 파격으로 평가된다. 능력 중심의 인재 기용은 정 회장이 수년째 공들이고 있는 인사 전략이다. 조직 내부 뿐 아니라 외부로도 시야를 넓혀 꾸준히 적임자를 찾고 있다.

그 결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이례적이라 불렸던 외국인 임원 영입이 오늘날엔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한때 원칙과 같았던 순혈주의가 이제 '옛말'이 된 것이다. 이처럼 장 사장은 직접 혁신을 직접 이끄는 동시에 달라진 현대차를 몸소 보여준다는 상징성을 띤다.


◇외부 출신 1인 다역, '탄탄한 신뢰' 평가

1964년생인 장 사장이 현대차그룹과 인연을 맺은 건 마흔 중후반이던 2011년 2월이다. 삼성그룹 등의 이력을 바탕으로 현대글로비스에 기획담당 상무로 합류했다.

이듬해 말 현대차로 자리를 옮긴 뒤부턴 주로 지원부서에 몸을 담았다. 생산개발기획사업부장과 고객가치담당, 고객채널서비스사업부장, HR사업부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소위 '요직'이라 불리는 경영지원본부장에 선임된 건 2018년 말이다.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시기가 정 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막 승진해 경영을 총괄하던 때와 일치한다. 2019년 말 국내사업본부장을 겸직한데 이어 2020년 제네시스사업본부까지 맡으며 '1인3역'을 소화하게 됐다.

남들은 하나 맡기도 어려운 중책이 동시에 세 개나 주어졌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정 회장의 '변화와 혁신' 구상을 가장 잘 구체화하고 적극 행동으로 옮긴 모습이 탄탄한 신뢰로 이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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