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배송 멈춘 한진, 설비 자동화에 대규모 투자 예고 [중대재해처벌법 대비실태 점검]근로자 과로 방지 대책 잇달아 내놔···최근엔 안전보건 조직 전무급 '격상'
양도웅 기자공개 2022-01-25 08:31:59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9일 17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택배 업체 간의 경쟁은 그야말로 '속도전'과 '물량전'으로 요약된다. 누가 더 물건을 '빠르게' 고객이 요청한 배달 장소로 '많이' 옮기느냐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배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선 단위 시간당 업무 양을 늘리는 게 '지름길'이다. 물류센터(택배 터미널)의 레일은 더 빠르게 작동해야 하고 분류 작업을 하는 근로자들의 손은 더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 물류센터에서 분류된 물건을 고객에게 직접 실어나르는 택배기사들도 발걸음을 더 재촉해야 한다.
단위 시간 당 업무 양을 늘린 상황에서 절대적인 업무 시간까지 늘린다면 자연스럽게 처리 물량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속도전과 물량전으로 대표되는 택배 업체 간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가장 정석에 가까운 전략이다.
이러한 업종 특성상 택배 업계는 어느 산업군보다 '과로'에 따른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이다. 동일한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양의 일을 처리해야 하는 까닭에 각 업무 과정에 있는 근로자 모두가 받는 압박감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20년 10월 국내 '톱3' 택배 업체 중 한 곳인 한진은 과로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22시 이후의 심야배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경쟁사에 비해 심야배송 수요가 적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절하도 있었지만 한진은 최근 택배 수요 급증에도 심야배송 중단 정책을 꿋꿋하게 이어가고 있다.
더군다나 쿠팡과 마켓컬리 등 심야배송을 넘어 새벽배송을 하는 유통업체들이 등장하고 시장에서 주목받는 상황에서 속도와 물량만큼 안전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 결정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정확히 2020년 11월 1일부터 심야배송을 하지 않고 있고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이 과정에서 산업안전실(현 안전보건혁신실)을 신설하고 관련 인력을 확충하는 등 조직 개편도 실시했다. 이 관계자는 "전문기관을 통한 컨설팅과 전문 인력 배치, 현장 예방 지도 강화 등 전사적인 안전관리 체계 확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심야배송 중단과 조직 확대에 이어 지난해엔 스타트업 '하이코어'와 손잡고 '전동대차' 개발에 성공했다. 택배기사들이 무겁고 부피가 큰 물건을 힘들이지 않고 옮기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무겁고 부피가 큰 물건 배송은 택배기사들을 육체적으로 가장 지치게 만드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임원 인사에선 최종석 안전보건혁신실장(사진)을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시켰다. 1970년생으로 고려대 경영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최 전무는 청와대와 언론사 등에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다. 노무 분야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상무로 영입된 지 약 1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안전보건 경영이 더욱더 중요해진 상황에서 관련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임원을 진급시킴으로써 힘을 실은 것이다.
이 관계자는 "택배기사를 대상으로 한 과로 예방 대책뿐 아니라 택배 터미널 내 근로자들을 위해 배송 분류 자동화 장치(휠소터)를 지속해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앞으로 5년간 자동화 설비 구축을 포함한 택배 사업 경쟁력 강화에 5000억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키움증권 리테일 훼손 우려…이틀새 시총 2400억 증발
- 더본코리아, '노랑통닭' 인수 포기 배경은
- [i-point]탑런에이피솔루션, LG디스플레이 장비 공급 업체 등록
- [트럼프 제재 나비효과 '레드테크']한국 울리는 적색경보, 차이나리스크 확산
- [i-point]티사이언티픽, 파트너스 데이 성료…"사업 확장 속도"
- [i-point]빛과전자, 국제 전시회 참여 "미국 시장 확대"
- [탈한한령 훈풍 부는 콘텐츠기업들]잠잠한 듯했는데…JYP엔터의 중국 굴기 '반격 노린다'
- [LGU+를 움직이는 사람들]권준혁 NW부문장, 효율화 vs 통신품질 '균형' 숙제
- [저축은행경영분석]PF 늘린 한투저축, 순익 2위 등극…사후관리 '자신감'
- [저축은행경영분석]'PF 후폭풍' OK저축, 대손상각 규모만 3637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