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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SNT모티브, 법률 전문가로 포진…거액 소송 탓?대표서부터 사내·외 이사, 감사까지…방사청과 1600억 분쟁

이경주 기자공개 2022-02-04 07:40:11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8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 자동차 부품사 SNT모티브는 이사회 구성이 독특하다. 구성원이 총 4명인데 3명이 법학도이거나 법조인 출신이다. 감사까지 포함하면 5명 중 4명이 법률 전문가다.

업계에선 수년 전부터 방위사업청(방사청)과 벌이고 있는 1600억원대 소송에 주목하고 있다. 주변사업인 방산제품 때문에 벌어진 분쟁인데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송사 규모가 커졌다. 법전문가 중심으로 이사회가 꾸려진 것도 송사가 복잡해질 때다.

◇대표가 서울대 법대…변호사와 함께 2년 전 이사회 합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SNT모티브는 사내이사 세 명과 사외이사 한 명 등 총 4명으로 이사진을 꾸리고 있다. 우선 김형철(사진) 경영총괄 대표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김 대표는 1965년 생으로 올해 만 57세다.

김 대표에 대해선 공시에 나온 내용 이상으론 알려진 바가 없다. 2007년부터 SNT모티브에서 임원으로 일했다. 자품사업본부장과 자품경영지원본부장 등을 지냈다.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 것은 2019년 2월이다. 이어 약 9개월 뒤인 같은 해 11월 대표이사가 됐다. 당시는 정기 인사 시즌이 아니었다. 전임인 유기준 전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물러나며 김 대표가 사령탑을 맡았다.

유기준 전 대표는 공학도로 자동차부품과 어울리는 경력을 갖췄다. 서울 공대를 나와 MIT공학박사 학위까지 따냈다. GM대우 기술연구소 사장과 대림자동차공업 대표(사장)까지 지냈었다.

비슷한 시기 변호사 출신도 합류했다. SNT그룹 오너인 최평규 회장의 사위 김도환 SNT홀딩스 대표였다. 2019년 2월 김형철 대표와 함께 SNT모티브 사내이사로 합류했다. 양사 이사직을 겸직하기 시작했다.


김도환 대표는 1972년생(만 50세)으로 성균관대 법학과 학사와 석사를 졸업하고 1998년 사법고시(40회)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했다. 우리투자증권 법무팀에서도 근무하다 2008년초 SNT홀딩스에 입사해 최평규 회장을 돕기 시작했다.

박창제 사외이사는 부장판사를 지낸 인사다. 성균관대 법학과 출신으로 김도환 대표와 동문이자 사법고시(40회) 동기다. 1970년생(만 52세)으로 김도환 대표보다 2살 많다. 2001년 부산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2018년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부장판사까지 됐다. 2020년 초 변호사로 개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SNT모티브 이사회 합류시기는 2021년 2월이다.

SNT모티브는 이사회를 감시하는 감사까지 검찰 출신으로 뒀다. 일반적으론 회계전문가를 선임하는 경우가 많다. 조한욱 감사는 광주고등검찰청 차장검사를 지낸 인사다. 현재는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남은 사내이사 1인인 권형순 모터전자사업본부장만 공학도다. 서울대학교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했다.

◇방사청이 1600억 손해배상 청구…원고건 합치면 3200억 분쟁

대형 소송이 본격화된 시기와 법 전문가들이 이사진에 합류한 때가 겹친다. SNT모티브는 자동차용 모터가 주력사업인데 기타사업인 방산제품 탓에 수천억원대 소송에 휘말려 있다. 기업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규모다.

K11 복합형소총 사업에 기인한다. 2008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연구개발이 완료된 사업이다. 2010년 SNT모티브는 주계약업체로 방사청과 양산계약을 체결했다. K11 화기와 복합소총 체계는 S&T모티브가 맡고 사격통제장치는 이오시스템이 전담했다. 공급규모는 695억원이었다.

그런데 SNT모티브가 1차 납품한 914정 완제품에서 사격통제장치 결함 등의 문제가 발견됐고, 이에 따른 기술변경을 진행하면서 납품이 지연돼 지체상금이 발생했다. 지체상금이란 계약상대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상의 의무를 기한 내 이행하지 못하고 지체한 때 손해 배상 성격으로 징수하는 금액을 뜻한다.

SNT모티브는 정부의 설계 변경에 따른 납품 지연이기 때문에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서 방사청과 소송전을 벌이게 된다. 소송은 2018년 1심부터 2019년 11월 대법원 판결까지 모두 SNT모티브 등 방산업체들의 승소로 마무리됐다.

그런데 방사청이 다른 소송 카드를 꺼내들며 문제가 커졌다. 2020년 7월 SNT모티브에 구매계약 해제를 통보한뒤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미 지급된 착·중도금의 반환, 계약불이행에 따른 보증보험 청구, 납품이 완료된 K11 914정에 대한 물품대금 반환까지 요구했는데 규모가 1600억원에 달했다.

더불어 방사청은 이후론 손해배상을 이유로 SNT모티브 등 업체들에게 다른 소총에 대한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상계처리를 했다.

이에 SNT모티브도 리스크 분산을 위해 K11 결함 원인을 제공한 이오시스템에게 1600억원대 손해배상을 다시 청구했다. 이 탓에 원고와 피고 입장을 합해 전체 송사 규모가 3200억원대로 불어난 상태다.

현 이사진들은 방사청 손해배상 청구가 이뤄지기 전에 합류했다. SNT모티브가 문제가 복잡해질 것을 알고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풀인된다. 다만 SNT모티브 관계자는 “이사진에 법전문가 많은 것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SNT모티브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6998억원을 기록했는데 이중 방산제품 등 기타사업 비중은 8.9%(62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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