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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신임대표의 오너회사 임원 겸직 이유는 '연 100억대 일감거래' 엠서클 사내이사…이해상충 우려 '사임' 예정

최은진 기자공개 2022-02-07 08:55:40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4일 08: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웅제약 신임 대표이사가 지난 1년간 대웅제약 사내이사와 오너일가 개인회사의 사내이사직을 겸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는 100억원대의 거래관계가 있었다는 점에서 이해상충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이에따라 조만간 오너일가 개인회사의 사내이사직은 내려놓기로 했다.

대웅제약은 올 초 이창재 대웅제약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 대표는 2002년 대웅제약에 입사한 후 ETC(전문의약품) 영업을 시작으로 마케팅 PM·영업소장 등을 거쳐 최연소 마케팅 임원으로 승진한 인물이다. 대표이사 선임 전에도 단 세명에 불과한 대웅제약 사내이사 중 한명으로 탄탄한 입지였다.

이 대표는 이외 오너일가가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엠서클이라는 회사의 사내이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엠서클은 2000년 설립된 회사로, 대웅제약이 개설한 의료전문사이트인 닥터빌의 홈페이지 제작 및 운영, 관리를 맡고 있다.

인성TSS·디앤컴퍼니·블루넷 등 대웅그룹의 오너일가가 직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회사들이 93%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사실상 오너일가 개인회사로 분류된다. 대표이사는 대웅제약 경영관리본부장을 지낸 서종원 대표다.


이 대표는 2016년부터 엠서클의 사내이사를 지내며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했다. 당시는 마케팅 임원으로 활약하던 때로, 대웅제약의 이사회 멤버는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해 대웅제약의 사내이사가 되면서 1년여간 양사의 사내이사를 겸직했다.

대웅제약 임원이 지분관계도 없는 회사의 사내이사로 활약한 건 사실상 양사가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오너일가 개인회사이지만 대웅그룹의 인적재원이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상 사내이사는 사외이사나 기타비상무이사와 다르게 '상무'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이 대표는 양사의 집행임원으로 상근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눈여겨 볼 지점은 양사의 거래관계다. 대웅제약은 엠서클에 일감을 주고 엠서클은 대웅제약으로부터 매출을 올린다. 엠서클이 대웅제약으로부터 받는 매출은 대략 120억원 안팎이다. 대웅제약의 연매출 1조원 가운데 1%에 불과한 미미한 비중이지만 엠서클 입장에선 연간 560억원 매출 가운데 20% 비중으로 적지않다.


이 같은 이사겸직 혹은 거래관계가 법적으로 문제될 건 없다. 상법상 겸직금지는 동종영업을 하는 경쟁회사로 한정한다. 자기거래 금지 규정도 이사 개인이나 이사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제한한다.

하지만 이 대표는 대웅제약 뿐 아니라 엠서클의 이익을 위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더욱이 이 대표가 대웅제약의 최고경영자로 오른만큼 엠서클과의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제한할 인물도, 수단도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목된다.

ESG업계 관계자는 "주주이익에 부합하는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입장에서 오너일가 회사의 사내이사까지 겸직하면 주주이익에 부합하는 의사결정을 내릴 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조만간 엠서클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임기만료일인 오는 3월 말을 끝으로 더이상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대웅과 엠서클은 지분관계 없는 독립된 법인"이라며 "양사의 거래는 시장가를 기초로 한 것으로 주주에게 불측의 손해를 입힌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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