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사분석]'공모채 단골' 롯데케미칼, '흥행' 이어갈까투자 확대에 조달 필요성 증가…금리인상 부담 요소
박기수 기자공개 2022-02-08 07:45:34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4일 09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3년부터 매년 공모채 시장을 찾는 롯데케미칼을 대표하는 단어는 '유동성'이다. 작년 3분기 말 연결 기준 은행권 차입을 다 갚고도 회사에 7639억원의 현금이 남는다.기업 재무 건전성의 척도 중 하나로 쓰이는 '순차입금비율'이 마이너스(-)를 띤다는 의미다. 자산총계 20조원이 넘는 기업 중 이만큼 우량한 기업도 드물다.
기업의 단기 지급능력을 평가하는 잣대인 '유동비율'은 매년 200% 밑으로 떨어져 본 적이 없다. 작년 3분기 말 연결 기준 유동비율은 247.9%다. 1년내 갚아야하는 부채보다 1년내 자금으로 회수할 수 있는 자산이 훨씬 많다는 의미다.
신용평가사들의 시선도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신용평가 3사로부터 모두 AA+(안정적) 등급을 받았다.
롯데케미칼은 올해도 어김없이 공모채 시장을 찾는다. 2월 말 수요예측을 통해 최대 50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작년처럼 안정적인 조달을 목표하고 있지만 회사 상황과 회사를 둘러싼 시장 상황이 작년과는 조금 달라졌다.
◇수소·인도네시아 대규모 투자 '본격화'
우선 대규모 중장기 투자계획이 보다 선명해졌다. 작년 4월 공모채 발행 이후 7월 롯데케미칼은 대규모 수소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수소 산업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총 4조4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내용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LINE프로젝트도 최근 다시 본격화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초 인도네시아 투자부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과 EPC(설계·조달·시공) 계약을 맺었다. LINE프로젝트는 롯데케밐라이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건설하는 내용으로 투자 금액만 약 39억달러(한화 4조7000억원)다.
수소 투자와 인도네시아 투자 두 건의 대형 프로젝트의 투자 금액만 9조원이 넘는다. 투자가 본격화한 만큼 조달 이슈도 더욱 불거질 수밖에 없다.
△폐PET 화학적 재활용 시설 투자 △전기차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시설 투자 △산화에틸렌유도체(EOA) 및 고순도산화에틸렌(HPEO) 생산시설 투자 등 시설투자도 예고돼있다. 세 건의 투자 금액을 합치면 5000억원이 넘는다.
차환 이슈도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4월 말 1900억원과 7월 말 900억원의 회사채가 만기를 맞는다. 10월 초에도 회사채 10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금리 인상 기조…발행사보다 투자자에 '무게추'
회사 밖 시장 상황도 1년 만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핵심은 금리 인상이다. KIS자산평가에 따르면 작년 조달 시점이었던 4월 말 롯데케미칼의 3년물 민평금리는 1.4% 수준이었다. 1월 말 기준 민평금리는 약 2.67%까지 상승했다.
자연스럽게 투자자들의 마음을 얻기가 쉽지 않아진 셈이다. 롯데케미칼보다 등급이 낮은 A급이기는 하지만 2년 만에 공모채 시장에 복귀한 CJ프레시웨이는 지난 달 수요예측에서 목표 모집액의 절반 가량만 주문이 들어왔다.
AA 등급이자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 역시 지난 달 예정돼있었던 공모채 발행을 이번 달로 미루기도 했다.
다만 회사의 펀더멘탈이 우수하고 시장 신뢰도가 높은 만큼 IB업계는 올해도 공모채 시장에서 흥행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2019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 수요예측에서 조단위 주문을 받았던 바 있다. 작년의 경우 모집액 대비 3배가 넘는 1조3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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