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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정도경영위원회' 흔들...위원장 떠났다 위원장 자리 수개월째 공석...이호진 전 회장 출소 맞물려 퇴진, 그룹 재정비 관측

이광호 기자공개 2022-02-09 07:23:31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7일 13: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그룹 '정도경영위원회'가 존폐 기로에 섰다. 2019년 출범 후 줄곧 정도경영위원회를 이끌었던 임수빈 위원장이 회사를 떠났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출소한 직후 일어난 변화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임수빈 태광그룹 정도경영위원장(사진)은 지난해 말 회사를 떠났다. 이에 따라 정도경영위원장 자리는 공석으로 남아 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임수빈 위원장은 계약이 만료돼 회사를 떠났다”고 말했다.

사법연구원 19기인 임 전 위원장은 춘천지검 속초지청장, 대검찰청 공안과장을 거쳐 2009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를 마지막으로 검찰을 떠났다. 이후 법무법인 서평에서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함께 변호사로 활동하다 태광그룹에 합류했다.

태광그룹은 2019년 '정도경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 전 회장 부재를 계기로 준법기능을 강화하고 지배구조 개선하는 동시에 기업문화 혁신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이듬해 정도경영위원회 보완을 위해 태광그룹 금융계열사인 흥국생명에 '미래경영협의회'도 설치했다. 그러면서 흥국생명 소속으로 정도경영위원회를 맡았던 임 전 위원장을 태광산업으로 보냈다. 주력 계열사인 태광산업에 두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소속을 변경했다.

그동안 임 전 위원장은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1700여명의 임직원과 28회 가량 만나며 소통했다. 또 운용규정과 윤리규범을 정립해 기업문화 토대를 마련했다. 이 밖에 △태광가족 생활방식 수립 △온라인 소통창구 '태평소' 개설 △사회공헌 활동지원 등을 추진했다.

이 같은 행보로 인해 유의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태광산업의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종합등급은 2020년 'C'에서 2021년 두 단계나 오른 'B+'로 상승했다. 지배구조만 놓고 보면 D등급에서 세 단계 오른 성과를 이뤄냈다.

임 전 위원장이 영입된 시점과 물러난 시점 모두 이 전 회장 구속, 출소와 맞물린다. 2011년 구속 기소 됐다가 잠시 풀려난 이 전 회장은 2018년 12월 다시 구속됐다. 이어 태광그룹은 같은 해 12월8일 임 전 위원장을 임명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출소한 뒤 2개월 만에 임 전 위원장은 자리를 떠났다.

위원장 자리 공석은 3개월여 지났지만 여전히 채워지지 않고 있다. 재계에선 정도경영위원회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전 회장이 출소하면서 더 이상 정도경영위원회를 가동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전 회장이 출소한 뒤 태광산업을 중심으로 그룹을 재정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재계 관계자는 “정도경영위원회는 이미 유명무실해졌다”며 “기존처럼 존재감을 발휘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정도경영위원회 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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