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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C 카드' CJ, 후계 '일감지원' 논란 고리끊나 11년만에 '타임와이즈' 그룹 계열사로, 공정거래법 '내부거래' 잡음 등 해소

이효범 기자공개 2022-02-15 08:19:28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4일 10: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이 창업주 4세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의 지배력 아래 있는 벤처캐피탈(VC) 인수를 추진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금지됐던 지주사의 기업형벤처캐피탈(CVC) 설립이 허용된 가운데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이 같은 대열에 동참한다는 의미가 있다.

또 이재현 회장의 후계자 지배 아래에 놓인 개인회사와 그룹 계열사간 내부거래 연결고리를 해소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와 관련해 승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금산분리 완화' 지주사 CVC 설립 작년말 허용…11년만에 CJ 품에 안기나

14일 업계에 따르면 CJ는 씨앤아이레저산업이 100% 지분을 보유한 VC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인수를 추진한다. 지주회사인 CJ가 CVC를 통한 벤처투자를 본격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의 최대주주는 오너 4세로 지분 51%를 보유한 이선호 경영리더다. 누나인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도 지분 24%를 갖고 있다.

CVC는 회사 법인이 대주주인 벤처캐피탈이다.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회사인 CVC를 소유할 수 없었다. 그러나 2020년 12월 29일 벤처투자 촉진을 위해 이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이 완료됐고 지난해 12월 30일부터 개정안이 시행됐다.

실제로 거래가 성사될 경우 가격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이 2019년 이재현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전 부회장으로부터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지분 51%를 사들일 당시 주당 매입단가는 7430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환산한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의 기업가치는 약 149억원이다. 그동안 운영자산이 늘고 영업실적이 개선된 점을 반영하면 당시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는 2020년 연간기준 영업수익 7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5%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으로 각각 24억원, 25억원을 냈다. 전년대비 83%, 102%씩 향상된 수치다. 지난해 운용자산(AUM)은 무려 4000억원을 웃돌았다.

이번 거래가 이뤄지면 CJ는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지분을 매각한 이후 11년만에 되찾게 된다. CJ그룹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2011년 CJ창업투자(현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지분 90%를 씨앤아이레저산업에 처분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작년말 관련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아직 여러가지 측면에서 검토 중인 사안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타임와이즈, 특수관계인 조합 관리보수 '영업수익 80%'

올들어 대기업 그룹 지주사들이 앞다퉈 CVC 설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번 거래가 이뤄지면 CJ도 그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다만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가 지주사의 100% 자회사가 되면 VC로서 역할이 제한될 전망이다. 금산분리 원칙을 완화한데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사전적·사후적 통제를 받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 CVC는 투자조합별로 40% 이내에서만 외부자금 출자를 받을 수 있다. 또 총자산의 20% 범위 내에서만 해외투자를 실시할 수 있다. 소속기업 집단 총수일가 지분보유 기업에도 투자를 할 수 없다. 정기적으로 CVC 출자자 현황과 투자내역을 공정거래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CJ그룹은 그러나 이선호 경영리더의 승계와 관련해 불거지는 일감 몰아주기 이슈를 해소할 수 있다. 이 경영리더의 지배를 받는 씨앤아이레저산업과 자회사 중에서 CJ 계열사와 내부거래가 가장 활발한 기업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셈이다. 그동안 CJ 계열사들이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에게 일감을 몰아준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출자한 조합에 관리보수를 지급하는 형태로 규제의 사각지대를 노린 부당지원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는 그동안 CJ그룹 계열사의 출자를 받은 조합을 운용해 성장해왔다. 2020년 기준 특수관계인 조합을 운용해 받은 관리보수가 59억원에 달한다. 같은해 영업수익 74억원 가운데 80%에 달한다. 작년 12월에는 '글로벌 혁신성장펀드Ⅱ'를 론칭해 520억원의 투자를 약정받기도 했다. 제일제당(200억원), ENM(120억원), 대한통운(100억원), 올리브영(50억원) 등 계열사들이 대부분의 자금을 댔다.

이와 달리 2020년 기준 별도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씨앤아이레저산업이 CJ그룹 계열사들과 내부거래를 통해 거둔 매출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의 100% 자회사인 에스지생활안전의 특수관계자 매출은 32억원이다. 전체 매출액 600억원 가운데 5% 수준이다. 계열사와 매입거래는 21억원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법 개정과 맞물려 CVC를 지주사 산하에 둔다는 표면적인 이유 뿐만 아니라 총수일가에 대한 계열사들의 일감몰아주기 이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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