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제주항공, '위드 코로나' 앞두고 재정비아시아나IDT 출신 IT전문가 사내이사 선임, 감사위원 '첫' 분리선출 실시
유수진 기자공개 2022-02-21 07:34:04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7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비용항공(LCC) 업계 1위 제주항공이 이사회를 재정비한다. 이사 다수의 임기가 만료되고 일부 공석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애경그룹 내 인사이동 결과도 영향을 미친다.아시아나IDT 출신 IT전문가가 새로운 사내이사로 합류해 눈길을 끈다. 제주항공은 2019년부터 대규모 IT투자를 단행해 작년 말 차세대 고객서비스시스템(PSS)을 도입했다. '위드코로나' 시대 항공수요 회복을 앞두고 철저히 대비에 나선 모습이다.
제주항공은 다음달 23일 주주총회에서 다수의 '이사 선임의 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최근 이사회를 열고 이찬성 IT본부장(상무)을 사내이사 후보로, 이장환 AK홀딩스 재무팀장(상무)을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올리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찬성 상무는 한양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아시아나IDT에서 17년 동안 항공담당으로 근무한 IT전문가다. 2020년 6월 제주항공에 입사해 정보전략본부장으로 재직해왔다. 정보전략본부는 IT본부의 전신으로 작년 1월 이름이 바뀌었다. 기능은 그대로다.
이 상무는 기존 사내이사였던 유명섭 전 커머셜본부장의 자리를 채우게 된다. 유 전 본부장이 개인적인 사유로 회사를 떠나면서 이사회 내 공석이 하나 생겼기 때문이다. 커머셜본부는 이석주 AK홀딩스 대표가 과거 본부장을 지냈을 정도로 제주항공 내 핵심부서 중 하나다. 하지만 이번에 사내이사 자리를 IT본부에 넘기게 됐다.
특히 제주항공이 작년 말 PSS를 도입하면서 IT본부에 힘을 실었다는 관측도 있다. 예약시스템과 영업 연계의 내부 관리 프로그램 등 전면적인 영업IT 환경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업무효율성과 고객서비스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조치다. 제주항공은 2019년 10월부터 IT본부를 중심으로 수익·예약관리, 운송담당, 부가사업, 심사·회계 등 전사 업무담당자들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만 2년동안 준비했다.
제주항공은 PSS가 다른 LCC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포스트 코로나시대 여객수요 회복은 물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거대 LCC' 탄생 후에도 제주항공의 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차세대 고객서비스시스템은 어려운 시기에도 지속가능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과감히 투자한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항공시장에서 선도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 예정인 이장환 상무는 AK홀딩스의 재무팀장(CFO)이다. 올 1월1일부로 입사해 전임 CFO였던 이성훈 상무의 배턴을 이어받았다.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 특별계정사업부와 롯데정책본부 미래전략센터 등을 거친 인물이다. 제주항공에 오기 직전까진 롯데손해보험에서 금융투자그룹장을 지냈다.
제주항공 이사회에는 이전부터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의 CFO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해왔다. AK홀딩스는 다음달 29일 주총을 열고 이 상무를 사내이사에 선임하는 절차를 밟는다.
사외이사진 역시 변동이 있다. 기존 사외이사 3명 모두가 일제히 임기 만료된다. 그중 서울시 행정부시장 출신 김흥권 이사와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인 김주현 이사는 재선임을 추진하기로 했다. 문준식 사외이사의 빈 자리만 조영조 신임 이사가 채울 예정이다. 두 사람은 과거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부행장을 지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김주현 이사는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를 통해 선임된다. 제주항공이 올해 주총에서 처음으로 감사위원 분리선출에 나서는 데 따른 것이다. 2020년 상법 개정으로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감사위원 중 1명 이상을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 선임해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 대주주가 의결권 제한 없이 뽑은 이사가 아닌 인물을 별도로 선출해 독립적인 지위를 갖도록 한다는 취지다.
제주항공은 자산 2조원 미만이지만 이미 감사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어 법 적용 대상이다. 시행 첫 해였던 지난해엔 임기가 만료되는 감사위원이 없어 정관변경을 통해 관련 내용을 정관에 명시하기만 했다. 그리고 올해 감사위원 3명의 임기가 모두 끝나 그 중 1명을 분리선출하기로 했다.
제주항공 이사회는 올해도 '7명' 규모로 유지된다. 사내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 구조다. 정관상 이사회는 3~12명으로 꾸릴 수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사회 내 공석이 하나 생겼는데 IT본부장이 합류하고 AK홀딩스 CFO가 교체돼 7명 그대로 유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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