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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생존 우선' 중앙디앤엠, '콜옵션 제외' 지배력 약화 감내'전환주식' 물량 최대주주 지분 2~3배, 증자 등 방어 계획 검토

김소라 기자공개 2022-02-22 08:05:58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8일 11: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관리종목 지정 이슈를 안고 있는 건축자재 제조기업 '중앙디앤엠'이 자금 조달에 착수했다. 사업 정상화를 위해 대규모 메자닌 발행을 결정했다. 하지만 안전 장치인 콜옵션(매도청구권) 조항을 제외하는 등 불리한 조건을 감내했다. 이에 최대주주인 '에이치에프네트웍스'의 지배력 약화로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중앙디앤엠은 최근 총 200억원 규모의 10~11회차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25일 150억원 규모의 10회차 CB 자금을 먼저 조달받을 예정이다. 4월 29일에 11회차 CB를 통해 5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납입받기로 했다.

중앙디앤엠은 유동성을 확보하는 대신 지배력 희석 부담을 안게 됐다. 10회차와 11회차 CB의 전환 주식수가 전체 주식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9.3%, 7.4% 규모다. 이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면 최대주주인 에이치에프네트웍스의 보유 지분율은 주식가치 희석 효과로 인해 13.09%에서 7.2% 수준까지 하락한다.

만약 중앙디앤엠의 주가가 하락해 전환가액을 최저 조정가액까지 낮춘다면 희석 효과는 더욱 커진다. 리픽싱(전환가격 조정)을 최저 조정가액인 500원까지 조정하면 10회차 CB 인수자인 거연홀딩스가 전환할 수 있는 주식은 516만5562주 추가된다. 지분율도 22.3%까지 확보할 수 있다. 반면 에이치에프네트웍스의 지분율은 7.0%로 낮아진다.

발행 조건도 불리하다. 대표적으로 지배력 방어 카드인 콜옵션 조항 제외를 꼽을 수 있다. 10~11회차 CB 모두 콜옵션을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환청구 시기 전까지 다른 지배력 보강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도 중앙디앤엠이 메자닌을 강행한 배경에는 당장 자금확보가 중요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2018년부터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관리종목으로 지정을 앞두고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의 기반이 될 운영자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만약 올해도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2023년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게 된다.

거연홀딩스는 CB 물량을 갖고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향후 중앙디앤엠 실적이 개선돼 주가 흐름에 반영된다면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혹은 충분한 지분을 확보해 주요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경영이 나아지지 않더라도 내년 2월 25일부터 시작하는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통해 원금을 회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에이치에프네트웍스는 중앙디앤엠이 위기를 넘기면 증자 등을 통해 지배력 보강에 나설 계획이다. 최대주주가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중앙디앤엠 관계자는 "우선 CB 인수자들이 단순 투자 목적이 강하다고 판단해 단기적인 지배력 보완 계획을 세운 것은 없다"며 "CB 전환까지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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