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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점프 2022]'리노베이션 3년' 라이트론, 턴어라운드 시동건다①박찬희 대표 중심 지배구조·사업성 강화…북미 고객사 향 고사양 제품 공급

조영갑 기자공개 2022-03-03 08:19:32

[편집자주]

새해는 중소·중견기업에 생존의 시험대다.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시장 경쟁을 이겨내고 새로운 먹거리도 발굴해야 한다. 사업 계획이 성과의 절반이라는 말도 나온다. 연초 사업 계획 구상에 전사적 역량을 쏟는 이유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치열한 고민과 열정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5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광 트랜시버 '명가' 라이트론이 올해 턴어라운드를 위한 시동을 건다. 2020년 대주주 손바뀜 이후 새 오너 박찬희 대표와 정진수 사장(영업부문)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섰던 라이트론은 지난해 손실을 대폭 줄이면서 성과를 봤다. 올해는 북미시장을 비롯해 글로벌 통신사들의 전방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광대역 트랜스버 공급을 확대해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포부다.

라이트론은 국내 통신사들의 전방투자 확대에 힘입어 2019년 매출액 1104억원, 영업이익 254억원을 기록했지만, 당시 경영진의 횡령·배임 등으로 인해 혼란을 겪었다. 이 탓에 2019년 4월 주권 거래가 정지되고 장기간의 경영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이에 라이트론은 공급망 축소를 겪으면서 2020년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매출액 189억원, 영업손실 18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박 대표(라이트론홀딩스 대주주)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안정화하고,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문 전무 출신 정 사장을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하면서 트랜시버 명가의 면모를 되찾고 있다.

라이트론은 기존 고객사 공급선을 상당 부분 회복하면서 지난해 매출액 441억원, 영업손실 45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대비 매출액은 125% 늘고, 영업손실은 67% 감소한 수치다. 경쟁사에 흡수됐던 국내 고객사 물량을 되찾아 온 영향이 컸다.

라이트론은 지난해 비용 요소도 대거 정리했다. 적자 폭을 심화시키던 종속회사를 잇따라 청산하면서 사업구조를 단순화했다. 지난해 8월 우한이명페이무역유한공사를 청산한 데 이어 9월 블루웍스, 라이트론케미칼 등 본 사업과 유관성이 떨어지는 자회사를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재고자산 폐기손실, 청산비용 등 약 27억원이 손실로 산입됐고, 소송비용 18억원을 충당부채로 설정하면서 영업외비용 손실이 발생했다. 실제 광통신 본사업 관련 현금유출은 미미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라이트론은 글로벌 고객사들의 전방투자 확대 기조에 발맞춰 글로벌 영업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낭보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최대의 무선 통신 네트워크 고객사 향 25Gbps급 광 트랜시버 수주(30억원 규모)를 따내고, 납기를 준비하고 있다. 10Gbps급 트랜시버 위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에서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의 공급선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라이트론이 호기를 잡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광대역 트랜시버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가 라이트론을 비롯해 오이솔루션 등으로 한정된 상황에서 북미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 수혜가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지난해 1조1000억달러(약 1320조원) 규모의 인프라 법안을 통과시켰고, 올해부터 5G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확대하는 만큼 국내 트랜시버 제조사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라이트론은 최근 기존 고객사 외 미국 주요 사업자에 트랜시버 샘플을 발송하는 등 신규 고객사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라이트론은 올해 북미 5G 인프라 투자와 관련 해외 공급망을 대폭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대전 라이트론 본사 전경.
궁극적으로 6G 시대를 타깃팅한 R&D(연구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중앙연구소 인력을 50여명 수준으로 늘렸다. 이는 2018년 대비 2배가량 증원한 셈이다. 또 모바일 단거리 위주 트랜시버 제품에서 중장거리 광대역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25Gbps 제품의 공급 계약도 이런 노력의 산물이다.

100Gbps이상의 NRZ(return to zero), PAM4 제품의 양산 역시 가시화되고 있다. 모바일 기지국 중계 단위를 벗어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 초대용량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까지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박찬희 라이트론 대표는 "최근 몇 년 간 지지부진했던 글로벌 통신사들의 전방투자가 올해부터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배구조와 사업구조에서 대대적인 리노베이션 작업에 집중했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본 사업의 기술력과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글로벌 트랜시버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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