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현대오일뱅크, '깐깐해진' 거래소 심사에 발목잡히나3년전 프리IPO 밸류 8조...피어 대비 낮은 PER, 수소 가치 입증이 관건
오찬미 기자공개 2022-03-02 07:43:26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8일 07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가 깐깐해진 한국거래소의 심사 기준 문턱을 쉽사리 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거래소는 과도한 밸류에이션을 제시하는 기업에 대해 '현미경'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현대오일뱅크는 매출 호조에 수소 에너지 사업 확대라는 신성장 산업을 제시해 10조원 밸류를 이끌어내려 하고 있지만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2월에도 예비심사 일정을 매듭짓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13일 예심청구를 했지만 아직 심사 절차가 남아있어 이달 결과를 받아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통상적으로 예비 심사는 영업일 기준 45일이다. 하지만 거래소에서 연말 실적을 검토하고 수소 에너지 사업 등의 가치 평가를 엄격히 하면서 심사 결과가 다소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어려운 과제를 풀어야 한다. 사우디 아람코사는 2019년 현대오일뱅크 지분 17%를 1조3749억원에 인수했다. 3년 전 8조원 밸류로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를 유치한 만큼 이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이끌어내야 한다.
문제는 에쓰오일(S-OIL)이란 명확한 피어그룹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국내 정유업체 경쟁사 3곳 중에 GS칼텍스를 제외한 S-OIL과 SK이노베이션이 상장사라 피어그룹으로 삼을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에서 에너지사업을 총괄하는 중간지주사라 비교 자체가 어렵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S-OIL이 시장에서 받는 평가(PER)가 현대오일뱅크 IPO에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S-OIL은 지난해 영업이익 2조3064억원으로 현대오일뱅크(1조1424억원)보다 두 배 가량 많다. S-OIL의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9조3669억원이다. PER 기준으로 비교하면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가치는 5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현대오일뱅크는 미래에너지인 ‘수소’ 스토리를 제시해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블루수소와 화이트바이오, 친환경 소재 분야를 3대 미래 사업으로 선정해 적극적 투자 나서겠다고 밝혔다.
2030년을 목표로 매출에서 정유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45%로 낮출 계획이다. 국내 정유사 가운데 이같은 계획을 제시한 곳은 유일하다. 그러나 아직 매출의 85% 가량을 정유업이 이끌고 있다.
신성장산업인 수소 산업이 기업가치를 확실히 입증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사업 초기 단계이며 확실한 성과가 나오지 않아서다. 당장 수소차용 연료전지 분리막의 경우 오는 2023년 납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거래소는 최근 투자자 보호 기조를 강화하면서 고밸류에이션 기업에 대해 높은 평가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고밸류 논란이 있었던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이 최고가 대비 절반 가까이 빠졌다. 크래프톤은 공모가 대비 40% 가까이 급락했다.
공모가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심사 기준을 보다 강화하는 추세다. 최소 8조원 이상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해야 하는 현대오일뱅크 입장에서는 부담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예비심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밸류를 얘기하기 어렵다"면서 "S-OIL이 지난해 실적은 좋았지만 그 전 2~3년간은 저희 실적이 더 좋았고 올해 대규모 석유화학공장도 가동하기 때문에 미래가치를 더 반영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계열의 정유회사다. 조인트벤처(JV)를 통해 윤활기유, 석유화학(MX, PX, 벤젠 등), 카본블랙 제조 등으로 사업기반을 다각화해왔다. 2019년 12월 현대중공업지주가 보유 일부 지분을 사우디 아람코에 매각하면서 현재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가 보유한 지분은 74.13%로 감소했다. Aramco Overseas Company B.V.가 지분 17%를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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