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V 본격화·배당 탄력성 확대…'유연함' 강조한 기아 2025년 전용 PBV 출시, 글로벌시장 '선점' 겨냥…배당 축소 가능성 열어둬
유수진 기자공개 2022-03-04 07:47:48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3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가 올해를 목적기반모빌리티(PBV·Purpose Built Vehicle)사업을 본격화하는 원년으로 삼는다. 고객의 요구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시장 상황에 맞춰 각자의 목적에 맞는 모빌리티와 서비스를 '유연'하게 제공하겠단 포부다.재무적으로도 유연성 확대를 강조해 눈길을 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약속한 배당성향의 범위를 위아래로 넓혔다. 불확실성이 큰 경영 환경 속에서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여력 확보 등을 위해 탄력적으로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기아는 3일 오전 온라인 방식으로 '2022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목표, 투자 계획 등을 발표했다. 송호성 사장과 주우정 재경본부장(부사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지난해 성과를 점검하고 올해 계획을 설명했다.
◇다양해지는 고객의 요구, '유연'한 PBV 시장 개화
메인은 'PBV'다. PBV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기능,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다. 기아는 이미 지난달 첫 PBV 모델인 레이 1인승 밴을 출시한 바 있다.
연내 추가로 택시·모빌리티 서비스 전용 모델 '니로 플러스'를 출시하고 2025년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적용한 전용 PBV 모델을 내놓기로 타임라인을 짰다. 이를 통해 2030년 글로벌 PBV 1위 브랜드로 자리잡는 게 목표다.
기아가 PBV 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는 간단하다. 고객 개개인이 필요로 하는 모빌리티 및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게 바로 PBV다. '유연성'에 방점을 찍어 핵심 미래사업으로 낙점했다는 의미다.
여기엔 코로나19로 배송·물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며 모빌리티 관련 비즈니스 모델이 다양해졌단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기업고객 시장과 다목적성 모빌리티의 중요성을 한발 앞서 캐치하고 글로벌 PBV 시장에 조기 진출해 '리더'로 자리잡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PBV 전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구축해 제품 개발 단계에 반영할 계획이다. 고객의 사용 목적과 비즈니스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요구사항을 신속·정확하게 반영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아가 통합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통한 충전, 정비, 차량관리 등 맞춤형 서비스와 솔루션 제공까지 진행한다.
본격적인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2025년부턴 다양한 형태와 차급의 전용 PBV를 내놓을 방침이다. 첫 전용 PBV는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전용 플랫폼 위에 다양한 종류의 차체가 결합되는 구조로 목적과 필요에 따라 확장성을 갖추도록 할 예정이다. 작은 화물이나 식품 배달 등에 최적화된 초소형 PBV부터 대중교통 수단을 대체할 수 있는 대형 PBV에 이르기까지 차급 다양화도 추진한다.
◇배당성향 재설정, 위아래로 범위 확대…'탄력성' 강조
기아는 이날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배당정책도 업데이트했다. 기존 기조였던 배당성향 '25~30%'에서 '20~35%'로 범위를 확대했다. 2년 전 인베스터 데이 때 글로벌 경쟁사 평균 수준에 맞춰 밝힌 기조를 수정하기로 한 것이다. 극단적인 경우 배당성향이 거의 두배 가까이 차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유연성을 가장 우선에 둔 조치다.
이는 작년 역대 최대 규모의 배당을 실시한데 따른 영향으로도 볼 수 있다. 기아는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4조7603억원을 올리며 주당 배당금을 3000원으로 책정했다. 배당성향은 25.27%로 집계됐다. 약속한 기준(25~30%)에 맞추기 위한 조치였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실적 호조에 따른 결과지만 회사 입장에선 마냥 반갑지만은 않을 수 있다. 대규모 투자를 앞둔 상황에서 예년 대비 3배 많은 현금이 유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배당금 총액이 1조2000억원을 넘겼다.
실제로 기아는 이날 향후 5년 간 28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투자 규모를 상향 조정했다. 기존 계획(23조원)에서 5조원을 늘렸다. 이 중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43%로 지난해(19%) 대비 두배 이상 높여 잡았다.
주 부사장은 "CFO로서 수익성과 투자, 유동성, 배당과 같은 주요 재무적 목표간 균형 잡힌 달성을 우선순위에 두겠다"며 "주주가치 극대화를 환원 중심의 소극적 정책이 아닌 토탈 트랜스포메이션 지원을 통한 적극적인 성장 중심의 기업가치 제고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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