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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퇴직임원 몫 해외법인 자리 두고 '고심' 부장급 인사, 주요 해외법인장으로 '새 시도'…관례 벗어나 '혼란' vs 발탁 불가피 지적도

김현정 기자공개 2022-03-11 07:44:42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0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은 통상 퇴직임원들이 해외법인장으로 가곤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젊은 현직 인사들이 이례적으로 해외법인장에 발령나면서 퇴임인사들의 자리가 부족해졌다.

퇴직 혹은 현직 중 누가 해외법인장으로 가는 게 맞느냐는 우리은행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해외법인이란 큰 틀을 총괄하는 데 30년 업력을 바탕으로 한 경험 많은 임원이 더 적절하다는 얘기도 있다. 다만 부장·본부장급 현직 인사가 해외법인장으로 발탁되는 타행 사례에 비춰봤을 때 젊은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김홍주 부장이 캄보디아법인장으로, 김국성 부장이 인도법인장(인도지역장)으로, 심근섭 부장이 필리핀법인 부법인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필리핀법인의 경우 2016년 우리은행이 웰스뱅크 저축은행 지분 51%를 인수하면서 법인장은 필리핀 현지인에게 맡기고 있다.

부장급 인사가 해외법인장으로 간 것은 우리은행에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현재 대부분 법인장들이 현지 승인을 획득하고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예기치 않게 퇴직임원들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우리금융은 계열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퇴직한 임원들이 갈 곳이 마땅치 않다. 해외 법인장 자리가 퇴직임원들에게 관례적으로 주어졌는데 부장급 인사로 해외법인장 자리가 부족해졌다.

우리은행 퇴직임원의 해외법인 부임 사례는 타행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김선규 전 캄보디아법인장과 하태중 중국법인장, 이종인 베트남법인장 모두 은행에서 3년의 부행장 임기를 마치고 해외로 넘어간 케이스다.

당초 관례대로라면 이번 퇴임임원 중 몇몇은 해외로 발령을 받아 제 2막을 시작할 수 있다. 우리은행과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임원인사가 지난달 말 모두 마무리되면서 당연스레 임기를 마친 퇴임임원들이 나왔다. 우리은행에서만 8명의 부행장·부행장보를 포함해 본부장 등 총 23명의 임원들이 은행 생활을 마무리했다.

해외법인에 대한 인사가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다. 해외법인의 이사회 의장이나 고문직으로 퇴임임원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현지 승인이 떨어진 법인장을 단기간 내 교체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해외법인장에 퇴임임원을 보내는 것에 대해 우리은행 내부적으로 의견이 갈린다. 현지 지점들이 많기 때문에 지점장급 젊은 인사가 해외 거점들을 통제하는 게 실상 어렵다는 얘기도 있다.

아직 해외사업은 지상사 대상 영업이 많기 때문에 부행장급 인사들의 30년 넘는 업력이 힘을 발휘할 때도 많다는 의견도 이에 힘을 보탠다. 최근 수년 간 우리은행 글로벌사업이 크게 성장하기도 했다.

다만 퇴임임원은 은행 생활을 마무리한 뒤 추가 임기를 부여받은 것이기에 적극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사업을 진취적으로 확대하기보다 큰 사고 없이 임기를 마무리하는 데 초점을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모든 사업과 마찬가지로 해외사업에서도 혁신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젊은 인사가 적합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로 타행의 경우 대부분 본부장이나 지점장(부서장)급 인사들이 법인장을 맡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송창민 KEB하나뉴욕파이낸셜 법인장, 김시걸 독일KEB하나은행 법인장, 고종광 브라질KEB하나은행 법인장 등 모두 지점장급 인사들이다.

신한은행 역시 강규원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본부장), 김재민 SBJ 법인장(본부장), 엄강일 신한중국유한공사 법인장(부장), 황대규 신한인도네시아 법인장(본부장) 등 모두 본부장 및 부장급이다. 국민은행을 살펴보면 김현종 캄보디아 프라삭 은행장과 김동섭 중국법인장 모두 본부장급 인사들이 맡고 있다.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의 경우 부실 정리를 위해 전행이 노력 중인 가운데 최창수 전무가 은행장을 역임 중이다. 직급이 높지만 그 역시 현직 인사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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