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배당 결심'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명분·실리' 챙겼다 '형사처벌' 최대주주에 현금유출 차단, 경영위기 대비 재원 마련도
이우찬 기자공개 2022-03-16 07:58:40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5일 13: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워홈이 창사 후 처음으로 무배당을 결의했다. 지난해 6월 아워홈 경영권을 손에 쥔 구지은 부회장의 결심이 뒷받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창사 이래 첫 적자를 털고 1년 만에 흑자전환하며 배당 규모에 관심이 쏠렸으나 경영권 확보 명분이 된 주주 책임경영 강화에 방점을 찍으며 전격 무배당을 결정했다. 위기로 작용하는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 재무구조 개선을 꾀할 수 있는 틈도 마련하며 실리도 챙겼다.아워홈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주주 무배당을 결의했다. 보복 운전, 뺑소니 등으로 물의를 빚으며 지난해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구 부회장의 오빠 구본성 전 부회장은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주주 무배당 안건은 오는 23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인 구 전 부회장(38.6%)이 반대해도 구 부회장(20.7)과 구명진(19.6%),구미현(19.3%) 씨 등 세 자매의 우호지분이 60%를 넘기 때문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1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룬 구 부회장이 배당을 어느 수준까지 늘릴지가 관심 사항이었다.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 1조720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경영권을 확보한 구 부회장은 전년 영업손실 93억원의 적자에서 벗어나며 배당 여건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자매와 함께 무배당을 전격 결심했다. 구 전 부회장에게서 경영권을 찾아오는데 작용한 명분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구 부회장 등 세 자매와 현 경영진이 구 전 부회장을 대표이사에서 몰아낼 당시 그동안 무리한 배당도 해임 사유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전 부회장과 기존 경영진은 순이익 감소에도 배당을 확대하기도 했다. 특히 2020년 순손실에도 역대 최당 배당금을 지급했다.
구 부회장의 현 경영진이 무배당을 결의하며 사회적, 법적 물의를 빚은 최대주주 구 전 부회장의 배당 통로도 막히게 됐다. 구 전 부회장은 2019~2020년 결산 기준 준 각각 176억원, 300억원을 배당금으로 수령했다. 최대주주 배당을 방어하는 동시에 구 부회장은 자신도 배당을 포기하며 경영권에도 한층 더 힘을 실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구 부회장이 형사처벌을 받으며 최근 지분매각의사를 외부에 밝힌 구 전 부회장으로의 배당 유출을 막아내며 경영권 명분을 챙겼다"고 말했다.
구 부회장은 실리 측면에서도 챙긴 소득이 작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내외 경영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수백억원의 배당을 포기하며 M&A, 글로벌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한 투자에 쓰일 재원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또 최근 몇 년 새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도 노릴 수 있다.
단체급식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등으로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 무배당은 올해 인건비 부담과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급식사업 적자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도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작년 흑자전환에 이어 올해는 정상화 단계까지 가는 첫 걸음이 되는 해로 전사 차원에서 경각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단체급식 개방 이슈도 회사 내부적으로 위기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4월 아워홈을 '대기업집단 급식 일감 개방' 기업에 포함했다. 범 LG가와 아워홈 연결 고리는 LG그룹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의 3남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아워홈은 범 LG가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현재 LG그룹사와 지분 관계는 없고 대기업집단도 아니다"며 "그러나 공정위 리스트에 언급된 만큼 단체급식 개방 이슈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워홈은 미국사업 확장, HMR 사업 강화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아워홈 미국법인 아워홈케이터링은 지난해 9월 국내 급식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미국 공공기관(미국우정청) 구내식당 운영권 수주에 성공하기도 했다.
배당 유출이 없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운용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아워홈의 부채비율은 2017년 47.8%, 2018년 59.8%에서 2020년 202.8%로 올라갔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210.2%에 이른다. 차입금이 2017년 279억원에서 2020년 1조88억원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아워홈 관계자는 "신용도 상승으로 차입구조를 단기에서 장기로 전환하는 과정"이라며 "작년 4분기 단기차입금을 상당 부분 상환해 부채비율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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