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줄선 펄어비스, '게임통'으로 사령탑 교체 게임 운영 전문가 허진영 COO 대표 선임...'검사모' 중국 출시 역할 기대
황원지 기자공개 2022-03-17 13:39:19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5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펄어비스가 6년만에 사령탑을 교체했다. 투자자 출신 정경인 대표가 물러나고 퍼블리싱 전문가를 신임 대표로 선임한다.올해부터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출시, 붉은사막, 도깨비까지 신작을 줄줄이 앞두고 있는 만큼 게임 운영 실무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붉은사막, 도깨비까지 신작 '줄줄이 대기'... 게임운영 힘 싣는다
14일 펄어비스는 지난주 이사회를 통해 허진영 COO(최고운영책임자)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허 COO는 오는 3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다.
허 COO는 퍼블리싱이라고도 불리는 게임 서비스 분야의 전문가다. 온네트와 다음, SK커뮤니케이션즈 등 IT기업에서 다수의 온라인 사이트와 게임의 운영을 이끌어 왔다. 2014년부터 다음게임 본부장, 2015년부터 카카오에서 게임본부장을 맡았다. 다음게임 시절 펄어비스의 대표작 ‘검은사막’을 맡은 것을 계기로 펄어비스에 합류했다.
게임 운영 및 서비스는 개발만큼이나 게임에서 중요한 요소다. 게임을 처음 빚어내는 건 개발팀이지만, 이후 게임 내 아이템 가격 등 밸런스를 맞추고, 해외에서 현지화 작업 등을 통해 성공으로 이끄는 건 운영의 역할이다.
흥행을 좌우하는 만큼 회사 내 비중도 크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BM(비즈니스 모델)을 잘 구축한 리니지 모바일이 성공하면서 사내 역학도 바뀌었다. 기존 개발자 중심 분위기에서 사업팀이었던 김택헌 부사장 라인이 실세로 떠올랐다.
지금의 펄어비스에겐 가장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다. 펄어비스는 올해 4월 말 ‘검은사막 모바일(검사모)’의 중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2018년에 이미 출시된 게임인 만큼 개발은 완료됐고, 중국시장에서의 게임 운영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허 COO는 처음 검은사막으로 게임에 합류한 만큼 적임자로 꼽힌다. 허 COO는 2013년 다음게임 게임서비스 본부장 시절 검은사막을 발견한 인물이다. 보자마자 흥행을 확신한 허 COO는 나흘 만에 펄어비스와 서비스 계약을 맺었고, 검은사막을 다음게임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특히 검사모 중국은 펄어비스의 매출 공백을 메워줄 히든카드다. 펄어비스는 'AAA 게임(Triple-A Game·대량 자본을 투자해 개발하는 블록버스터급 게임)' 개발사로, 히트작 검은사막 이후 후속작 공백이 이어지면서 매출이 안정기에 접어든 상태다. 지난해 펄어비스는 매출 4038억원으로 전년 대비 17.4%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신작도 게임 운영에 힘을 싣는 이유다. 펄어비스는 검사모 출시를 시작으로 올 하반기 후속작 ‘붉은사막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티저 영상 공개로 큰 주목을 받았던 오픈월드 어드벤처 게임 ‘도깨비’까지 한창 개발중이다. 게임 개발과 운영이 중요해진 만큼 실무형 리더십으로의 교체가 필요했다는 해석이다.
◇6년만 펄어비스 떠나는 정경인 대표... VC업계로 돌아갈 전망
정경인 대표는 6년간 몸담았던 펄어비스를 떠난다. 아직 이후 행보가 확정된 바는 없으나, 업계에 따르면 고향인 벤처캐피탈(VC)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행보는 주총 이후에 확실해질 전망이다.
정 대표는 LB인베스트먼트 출신의 전문 투자가다. 당시 게임부문 투자심사역으로 근무하면서 펄어비스를 포함한 다수의 게임사에 투자했고, 이때 김대일 의장과의 인연으로 펄어비스에 합류했다. 2015년 펄어비스 사외이사직을 맡았고 2016년 7월 대표로 취임했다.
펄어비스에선 게임 운영과 코스닥 상장에 힘썼다. 이전까지 펄어비스는 개발 색채가 강했지만, 카카오게임즈 등 퍼블리셔로부터 배급권을 되찾아오면서 운영도 함께 하는 게임사로 키워냈다. 또한 포스코 기술투자에서 조석우 조사역을 재무기획팀장으로 스카우트해 2017년 9월 코스닥 상장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사임에 따라 정 대표의 펄어비스 지분 1.66%도 주목된다. 정 대표는 현재 110만400주를 보유하고 있다. 14일 종가인 1주당 9만8000원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직접 키워내 상장까지 시킨 회사인 만큼, 주가에 큰 변동을 줄 수 있는 대량매도 가능성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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