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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 시프트]앰버캐피탈, ES큐브 인수에 '프리미엄 3배' 베팅' 왜②주당 1만5000원에 인수…텐트사업 성장성, 저축은행 지분 유동화 이점

조영갑 기자공개 2022-03-22 08:00:13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8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M&A(인수합병)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앰버캐피탈코리아'가 코스닥 상장사 ES큐브를 인수하면서 평균 주가의 3배 프리미엄을 책정해 눈길을 끈다. 텐트 관련 사업이 확대일로에 있고, 구주를 인수하는 딜이지만 계열사 HB저축은행 지분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대거 보충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앰버캐피탈코리아는 ES큐브의 기존 대주주인 지에프금융산업제1호로부터 구주 436만6744(32.19%)주를 총 650억원에 인수한다. 주당 가액은 1만4885원이다. 최근 ES큐브의 평균주가 흐름이 5000원 선임을 감안하면 3배가량의 프리미엄을 붙여 인수하는 모양새다. ES큐브는 지난해 말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면서 가중산술평균주가에 준거, 전환가액을 5000원으로 책정했다.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ES큐브 인수전에 3~4곳의 투자자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대주주 측과 인수협의에 나섰던 것으로 파악된다. 일찌감치 ES큐브의 실질적 주인인 양은혁 한빛자산관리대부(한빛자산) 회장이 HB저축은행 인수를 마무리 지은 뒤 사업회사(ES큐브)를 매각할 거라는 여론이 파다했던데다 ES큐브가 실적 대비 저평가된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원매자가 많았다는 후문이다.

양 회장은 2020년 7월 한빛자산 관계사 HB투자파트너스(지에프금융산업제1호)를 앞세워 라이브플렉스(현 ES큐브)의 대주주 지분 32.19%를 750억원에 인수했다. 손자회사였던 라이브저축은행(현 HB저축은행) 인수를 노린 딜이다. 이후 1년 반 동안 ES큐브의 사업구조를 효율화해 텐트사업 부문의 수익성을 대폭 개선했다.

실제 ES큐브의 텐트부문 매출은 2019년 359억원, 2020년 389억원에 이어 지난해 5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대 고객사인 스노우피크(Snowpeak) 향 공급선이 지속적으로 확장, 현재 베트남에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수년 내 매출 1000억원 고지를 밟겠다는 포부다.

다만 지난해 3분기 말 영업활동현금흐름이 306억원 기록, 현금흐름이 대폭 개선되고 PER(주가수익배수) 역시 147.98배로 급상승했음에도 시가총액은 770억원(16일 종가)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앰버캐피탈코리아가 경쟁자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써내면서 빠르게 양수도 계약에 이를 수 있었다. 이번 딜에 밝은 한 관계자는 "3곳 이상의 원매자들과 구체적인 인수 협의가 진행됐으나 앰버캐피탈코리아와의 협의가 탄력을 받으면서 약 일주일 만에 양수도계약 절차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인수의향서(LOI) 제출부터 실사, 본계약 텀싯(Term Sheet)합의까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는 이야기다.

양도인과 양수인이 만족할 만한 지점에 쉽게 도달할 수 있었던 까닭은 서로의 타깃이 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양도인인 양 회장 측의 가늠쇠가 처음부터 사업회사가 아닌 HB저축은행에 향해 있었다면, 사업회사의 바이아웃(Buy-out)을 노리는 앰버캐피탈코리아는 ES큐브 텐트사업의 시장성을 노렸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번 양수도 협의과 관련, 앰버캐피탈코리아 입장에서 무엇보다 매력 있는 옵션은 HB저축은행을 분리 매각해 유동성을 대거 보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ES큐브는 HB저축은행의 지분 49.6%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50.4%는 한빛자산의 자회사인 HB홀딩스그룹이 쥐고 있다. HB홀딩스그룹은 한빛자산의 '금융기업 시프트'를 견인하는 전초기지다. HB홀딩스그룹은 이미 ES큐브의 HB저축은행 잔여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실무 협의에 돌입했다.
▲ES큐브의 3개월 간 주가흐름.
HB홀딩스그룹이 HB저축은행의 과반 지분을 쥐고 있고,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완료했기 때문에 앰버캐피탈코리아가 HB저축은행 잔여 지분을 고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반대의 경우 앰버캐피탈코리아는 금융위원회의 적격성 심사를 원점부터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앰버캐피탈코리아는 가까운 시일 내 HB저축은행 지분 유동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HB홀딩스그룹이 지난 2월 HB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주당 1만원의 발행가액을 책정했던 만큼 약 590억원(590만주)의 대금이 ES큐브 측으로 재유입될 전망이다.

이는 법인 유동자산으로 계상되므로 앰버캐피탈코리아가 직접 회수하는 자금은 아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앰버캐피탈코리아는 단번에 인수법인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사업 밑천까지 마련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ES큐브의 당좌비율은 39.04%에 불과하다.

유태성 앰버캐피탈코리아 대표는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신속하게 양수도 계약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면서 "최근 몇 년 간 캠핑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다 ES큐브가 지속적으로 텐트 관련 매출을 키워가고 있기 때문에 웃돈을 줘서라도 인수해야 한다는 내부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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