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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EMK 인수전, FI 보다 SI 우위 구도 형성 폐기물업체 고밸류 탓 엑시트 부담, 자금력 갖춘 대형 SI 공격적 베팅 전망

감병근 기자공개 2022-03-21 08:50:04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8일 11: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폐기물 처리업체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 인수전이 본궤도에 올랐다. 복수의 원매자들이 투자안내문(티저레터)를 수령한 뒤 인수 검토에 한창이다. 전략적투자자(SI), 재무적투자자(FI)가 고루 참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폐기물 처리업체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감당할 수 있는 대형 SI의 인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EMK 최대주주인 IMM인베스트먼트는 매각 주관사로 크레디트스위스와 EY한영을 선정하고 매각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 절차는 티저레터가 배포되고 있는 단계로 예비입찰은 내달 중순 이후 이뤄질 예정이다.

EMK는 올해 매물로 나올 폐기물 처리업체 가운데 최대어로 꼽힌다. 핵심 자회사인 ‘신대한정유산업’이 빠지긴 했지만 이번 거래 대상인 나머지 8개 자회사를 인수하면 수도권, 충청권, 영남권, 호남권을 아우르는 전국적인 폐기물 처리업 네트워크를 갖추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폐기물 처리업 M&A 시장의 큰손으로 꼽히는 SK에코플랜트, 에코비트 등은 EMK 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와 에코비트가 연초 이뤄진 KG ETS 환경에너지·신소재 사업부 인수전에서 이탈한 것도 EMK를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원매자들 사이에서는 두 곳이 시장 눈높이를 웃도는 인수 가격을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업계에서는 EMK 몸값으로 4000억~5000억원 가량을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 2020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약 200억원에 15배 가량의 멀티플을 적용한 뒤 폐기물 처리업 인허가 프리미엄을 더해 나온 가격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 에코비트가 EMK 인수를 위해 시장에서 언급되는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KG ETS 인수 등에 참여하지 않아 자금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곳의 대형 SI가 높은 가격을 제안할 경우 FI들은 이에 맞서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폐기물 처리업체 M&A 시장은 매물들에 높은 밸류에이션이 적용되면서 FI들이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2020년 지분 60%가 4200억원에 거래된 코엔텍은 현재 시가총액이 4100억원 수준이다. 당시 아이에스동서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E&F프라이빗에쿼티(E&F PE)는 14배 가량의 EBITDA 멀티플을 적용해 이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사례들이 생겨나자 업계에서는 15배 이상의 EBITDA 멀티플을 적용해 SI 없이 FI가 단독으로 폐기물 처리업체 인수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폐기물 처리업체를 장기간 운영할 수 있는 SI와 달리 FI는 펀드 만기에 맞춰 5년 안팎의 시간 동안 기업가치를 높인 뒤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EMK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FI로는 E&F PE와 함께 유진프라이빗에쿼티(유진PE), VL인베스트먼트 등이 거론되고 있다. E&F PE, VL인베스트먼트는 폐기물 관련 업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PEF 운용사다. 유진PE는 산업은행과 ESG를 투자 테마로 하는 7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고 현재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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