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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지누스 인수 '9000억' 통큰 베팅 글로벌공략 '가구·메트리스' 리빙부문 사업 확장, 이커머스 시너지 '전문몰 전략' 속도

이효범 기자공개 2022-03-23 11:00:45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2일 13: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글로벌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를 인수해 사업영역을 확대한다. 글로벌 시장과 이커머스 측면에서 지누스의 강점을 활용해 계열사들과 다양한 사업적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대리바트, 현대L&C 등 리빙부문 매출을 늘리고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키우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누스 창업주 이윤재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30%(경영권 포함)를 7747억원에 인수한다고 22일 밝혔다. 이와 별개로 지누스와 인도네시아 제 3공장 설립 및 재무구조 강화를 위해 1200억원 규모의 신주 인수 계약도 체결했다. 지누스는 글로벌 온라인 가구·매트리스 기업으로, 2006년 미국을 시작으로 현재 캐나다와 호주, 일본, 그리고 영국·독일·스페인 등 유럽에도 진출해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M&A)은 현대백화점그룹 설립 이래 최대 규모다. 2012년 한섬을 4200억원에 인수한 게 가장 큰 규모였다. 현대백화점이 이번 지누스 인수와 자본수혈에 투입하는 자금은 9000억원에 달한다.

사진출처=지누스 홈페이지

2021년말 연결기준 현대백화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466억원), 단기금융상품(101억원), 당기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6633억원) 등을 모두 합하면 7000억원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지누스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셈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통큰 베팅은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포석이다. 지난해 초 창립 50주년을 맞아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는 비전2030을 선포했다. 이를 위해 현재 주축 사업인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에 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 같은 미래 신수종 사업을 더해 매출을 2배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지선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성장을 유독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회장은 "기업은 변화에 적응하면서 성장하고 진화하는 생명체와 같고, 갈수록 흥망성쇠의 주기가 짧아지고 있기 때문에 변화를 빨리 읽고 성장의 기회를 잡아야 생존을 유지하며 진화해 나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누스 인수로 사업을 확장할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리빙사업부문을 키울 수 있는 확고한 방안이 될 전망이다. 앞서 리빙사업부문의 2021년 매출액은 2조5000억원이다. 비전2030에서 제시한 매출액 목표치는 2030년까지 5조원대다. 이 사업부문에는 현대리바트, 현대L&C 등의 계열사가 포함된다.

지누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1238억원이다. 이번 인수만으로 리빙부문 매출 목표치인 5조원에 성큼 다가선 셈이다. 지누스는 주력제품인 매트리스를 통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창출한다. 또 전체 매출 가운데 미국 시장 매출이 90% 가량이다.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한 매출 비중도 전체 매출의 80%에 달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같은 지누스의 사업구조를 활용한 글로벌 시장 공략과 이커머스 전략을 강화하는데 기대를 걸고 있다. '전문몰 전략'을 추진하는 그룹 내 이커머스 전략과도 맞아 떨어진다.

또 리빙 부문 계열사들과의 사업 협력을 통해 지누스의 취급 품목을 매트리스 외에 거실, 홈오피스, 아웃도어 등 일반가구까지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트리스 사업과 가구 사업은 사실상 별개의 사업"이라며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인수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가구사업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북미 중심의 지누스 사업 구조도 유럽 및 남미, 일본 등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유통 계열사들의 탄탄한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지누스의 국내 사업 확장에도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현재 중저가 위주의 지누스 사업 모델을 중고가 시장으로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제품 기반의 수면시장 진출도 검토한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슬립테크(수면 기술) 전문 기업 추가 인수나와 협업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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