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카운트 심화 한전채, '30년물' 카드 꺼냈다 AAA급 공사채 금리가 3%대...부담 가중에 초장기물로 선회
오찬미 기자공개 2022-03-28 07:00:18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4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전력공사가 처음으로 30년물을 발행한다. 금리가 크게 뛰면서 부담이 가중되자 초장기물 발행으로 출구를 열었다. 녹록지 않은 조달 환경에 채권 디스카운트는 심화되고 있어 30년물 입찰이 마무리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전채가 이달 28일 30년물 2000억원 발행을 위한 입찰에 나선다.
한전은 매년 조단위 채권을 찍어내는 빅이슈어(big issuer)다. 산하 발전 자회사가 발행하는 물량을 더하면 시장 내 입지는 더욱 올라간다. 올해도 한전은 벌써 6조5500억원(24일 기준)의 물량을 찍어내는 등 활발한 조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금리는 역행하고 있다. 한전은 이날 진행된 입찰에서 발행 금리를 확인하고 결국 초장기물을 꺼내들었다. 24일 2년물과 5년물로 트랜치를 구성해 총 2400억원을 발행했다. 2년물 1600억원 발행 금리가 2.734%, 5년물 800억원 발행 금리는 3.29%까지 상승하면서 부담이 가중된 탓이다.
지난 18일 발행한 5년물 1800억원 금리가 3.088% 수준이었지만 이보다도 더 높아지며 올해 최대치(3.29%)에 도달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한전의 개별민평과 비교해도 15~20bp 더 높은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되니까 이에 당황한 한전이 처음으로 30년물을 찍겠다고 했다"며 "한전은 매주 3000억~4000억원씩 발행을 하고 있는데, 발전 자회사도 20년물, 30년물 발행에서 고생하고 있어서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전채 디스카운트 현상은 최근 꾸준히 심화되고 있다. 한전의 신용등급이 AAA급인데 개별 민평 금리는 AA+급에 수렴한다. 채권내재(BIR) 등급도 AA+다. 스프레드는 지난해 말부터 벌어지기 시작해서 올 3월에는 20bp나 벌어졌다.
발행 금리는 이보다 더 가산된(15~20bp 가산) 수준이다. 24일 발행 금리(5년물 3.29%)는 특수채 AA- 등급민평(5년물 3.189%)보다도 높게 형성돼 있다. 이는 시장 변동성을 감안하더라도 다소 과중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한전은 대한민국 대표 공기업으로 초우량 신용도를 자랑한다. 하지만 전략 부재의 발행으로 그동안 조달 비용이 증가했다. 대규모 발행으로 동일 만기물 물량이 늘어나면서 투자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된 점도 원인이었다. 한국전력공사의 자금 조달이 절실해보이자 일단 고금리로 입찰 주문을 넣는 투자자가 급증했다는 후문이다.
앞선 IB업계 관계자는 "워낙 금리가 높으니까 초장기물을 선택해 보험사 수요를 이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며 "기본적으로 금리가 높다보니 일부 보험사가 관심을 갖긴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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