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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백기사' KCGI, 대림·LIG 오너일가 이미 웃었다 'LK투자'시절부터 승계·세금 솔루션 탁월, 호반 빅딜로 과거 성과 재조명

조세훈 기자공개 2022-03-30 08:05:30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9일 11: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모펀드(PEF)운용사 KCGI가 '행동주의 펀드'라는 꼬리표를 떼면서 대기업과 오너 일가의 든든한 파트너로 활약했던 모습들이 부각되고 있다. 한진칼 경영권 분쟁으로 대기업의 적이라는 인식이 퍼지기도 했지만 주된 행보는 승계, 세금 등의 문제를 해결해 준 백기사 역할이었다. 앞으로 투자 방향 역시 중견·대기업들의 재무 파트너로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KCGI는 2018년 7월 설립 이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첫 투자처로 한진칼을 택하면서 행동주의 펀드로 조명됐지만 전혀 다른 성격의 딜도 여럿 추진했다. 실제 KCGI를 설립한 강성부 대표는 대기업 오너 소유 PEF에서 활동하며 기업들의 백기사 역할을 해왔다. 이 분야에 대한 네트워크뿐 아니라 전문성과 이해도가 높다.

강 대표는 독립 전 LIG그룹 계열 LK투자파트너스 대표를 역임했다. LK투자파트너스는 고(故) 구자성 LG건설 사장의 장남인 구본욱 대표가 소유한 투자회사(옛 KC제뉴인)다.

증권사 채권 애널리스트였던 강 대표는 2015년 LK투자파트너스에 합류하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주 전공으로 살렸다. 이곳에서 첫 투자처로 '와이시티' 아파트로 유명한 요진건설을 낙점했다. 요진건설 공동 창업자인 정지국 회장의 갑작스런 작고 이후 상속세 납부에 어려움을 겪던 유가족이 내놓은 지분 45%를 55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현행법에 따르면 비상장 건설사의 지분을 상속하면 지분 시장가치를 최대 4배 높게 산정, 최고 65%의 세율이 매겨진다. 유족들은 약 15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물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LK투자파트너스는 유족 대신 지분을 사들여 상속세를 줄여주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유족들은 상속세 절감을 이뤘고 LK투자파트너스는 2년 후 1대주주에 지분을 되팔며 두 배 이상의 차익을 실현했다. 2017년 260억원을 투자한 대원건설도 사실 승계 과정을 돕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주사 전환의 걸림돌이었던 주식 일부를 인수해 순환출자 문제를 해결했다.

이런 백기사 투자방식은 KCGI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2019년 통일과나눔재단으로부터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32.6%를 1200억원에 사들여 대림그룹 2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통일과나눔재단은 세금 때문에 서둘러 지분을 매각해야 했다.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은 2016년 10월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32.6%에 해당하는 주식 343만7348주를 재단에 기부했다. 문제는 통일과나눔재단 같은 공익법인이 국내 법인의 의결권 주식을 출연받을 경우 지분의 10%까지만 증여세를 면제 받고 초과분에 대해서는 세금을 납부해야한다는 점이다. 내야할 세금만 대략 1000억원 가량이었다. 다만 받은 주식을 3년 안에 되팔면 세금을 전액 면제받는다.

KCGI는 대림 측의 고민을 해소해준 뒤 지난해 해당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그 사이 대림그룹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고 이해욱 회장이 안정적으로 그룹을 물려받았다.

올 초 이뤄진 LIG그룹 지주사 'LIG' 투자도 백기사 방식이다. LIG 오너와 친분이 있는 강 대표가 지배구조 재편 목적으로 LIG 지분 25%를 1000억원에 사들였다. 구주 거래로 이뤄지면서 오너 일가의 자산 현금화를 도왔다.

또 LIG그룹의 투자 파트너 역할을 하며 신성장 동력을 찾아주고 있다. 지난 2018년 LIG그룹과 5G통신장비 전문 업체인 이노와이어리스 투자에 함께 참여했다. 지난해 11월 LIG넥스원이 콜옵션을 행사하면서 이노와이어리스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지난해 10월에는 LIG가 발행하는 1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KCGI가 취득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실탄 마련 차원이다. KCGI는 LIG그룹의 든든한 재무전략 주치의로서 승계, 사업다각화 등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계속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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