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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재 지누스 회장, PEF 대신 현대百 택한 까닭은 사업 시너지 고려 매수자 낙점, 1200억 유증 '자본확충' 투자재원 마련

이효범 기자공개 2022-04-04 08:07:49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1일 08: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윤재 지누스 회장은 그동안 국내외 유명 사모펀드의 매각 제의를 수차례 거절했다. 최근 인수 계약을 맺은 현대백화점보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한 곳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지누스의 안정적인 성장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원매자를 찾는데 무게를 뒀고 고심 끝에 현대백화점을 최종 매수자로 낙점했다.

현대백화점의 지누스 인수가 시장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이유다. 이 회장이 경영권을 내려놓지만 일부 지분을 보유한 주주이면서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도 지속적인 성장전략을 직접 이끌겠다는 의지다. 게다가 지누스는 이번 거래로 현대백화점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를 통해 성장전략에 필요한 투자재원도 확보할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현대백화점과의 지누스 경영권 매각 협상 당시 2대주주로서 잔여 지분(유상증자 전 기준 7% 가량)을 남기는 방안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 뿐만 아니라 지누스의 심재형 사장과 찰스 김 전략담당 상무 등 주요 경영진도 보유주식을 매각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에 매각된 이후에도 지누스 주요 임원진들이 경영을 이끌어 나간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최근 열린 지누스 주주총회에서도 “지누스의 비전 ‘임파서블 퓨처 캔버스(IMPOSSIBLE FUTURE CANVAS)’에 따라 오는 2039년 100개국 진출해 매출 100억 달러 달성을 위한 전략 추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누스 인수를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과 이커머스 전략을 강화하는데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전체 매출 가운데 미국 시장 매출이 90% 가량 차지하는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현대백화점 리빙 계열사와 해외 사업 시너지를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또 막강한 유통채널을 활용, 지누스의 취급 품목을 매트리스 외에 거실, 홈오피스, 아웃도어 등 일반가구까지 확대한다는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IB(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딜(Deal) 과정에서 지누스 측에 회사의 지속 성장 가능성과 사업 시너지 등에 있어 무한한 신뢰를 보여줬다”며 “이 회장과 지누스의 입장에서 보면, 여러 투자사들 중에서 지누스 성장을 가장 잘 지원해줄 수 있는 파트너로 현대백화점그룹이 최적임이라고 판단해 최종 선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이 회장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것과 별개로 지누스에 성장재원을 투입키로 했다. 1200억원의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투자가 이뤄진다. 투입한 자금은 지누스의 재무구조 강화와 인도네시아 제3공장 설립 등에 활용된다.


7747억원은 구주매출로 기존 주주의 몫이다. 하지만 1200억원은 신주 인수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지누스의 자본이 되는 자금이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에서는 일반적인 제3자 배정 증자와는 달리, 신주발행단가를 시가 대비 약 6% 이상 할증해 책정했다. 통상 제3자 배정 유상증자시 기준 시가 대비 10% 이내에 할인 발행을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누스의 성장에 대한 현대백화점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할증된 금액으로 신주를 발행하기 때문에 기존 지누스 주주의 지분율 희석도 최소화 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성장에 필요한 투자재원을 유치한 것으로 향후 기업가치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지누스의 주가는 현대백화점의 인수 발표 이후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22일 지누스 유상증자 공시에 따르면 자체적으로 책정한 기준주가는 7만8872원이다. 같은달 31일 종가기준 지누스 주가는 7만2600원으로 떨어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서 6% 이상의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것은 이례적인 사례로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며 “기존 대주주가 자기지분만 매각하고 엑시트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에서 급락한 주가는 주총 이후 향후 시너지를 기대해 반등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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