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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후순위채 or 신종자본증권' 고심하는 보험업계신종자본증권, 'RBC 관리 효과' 크지만 비용 부담에 소액 집중

최윤신 기자공개 2022-04-21 07:15:10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9일 09: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리 인상으로 지급여력(RBC) 비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보험사들이 후순위채권과 신종자본증권 중 어떤 자본성증권을 발행할지 고민이 커졌다. 장기적 RBC 관리를 위해선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게 유리하지만 높은 발행비용 부담 때문에 후순위채를 포기할 수도 없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최근 2017년 발행한 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을 행사했다. 한화생명은 이를 대신해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한다. 지난달 이사회에서 3000억~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결정했고, 시장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발행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거나(영구채) 발행사가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금융사의 자본으로 인정된다. 후순위채권도 발행사의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잔존만기가 5년이 되는 시점부터 매년 20%씩 자본인정비율이 하락한다. 이 때문에 신종자본증권은 후순위채보다 ‘질 높은’ 자본확충 수단으로 여겨진다.

특히 올해까지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인정 측면에서 메리트가 크다. 내년 시행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에서는 신종자본증권을 보완자본으로 분류해 요구자본의 50% 한도내에서만 자본으로 인정하는데, 올해까지 발행된 물량은 예외를 두기로 했다.

한화생명이 장기적인 RBC관리에 용이한 신종자본증권 대신 후순위채를 선택한 이유는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의 부담 때문이란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대개 콜 옵션이 존재하지만 약정 상 만기가 후순위채보다 길기 때문에 금리가 높다.


최근의 금리인상으로 후순위채 조달금리도 운용자산이익률을 초과하는 상황에서 금리가 더 높은 조달수단을 택하기는 쉽지 않단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한화생명은 물론 다른 보험사들도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놓고 저울질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택한 조달 전략은 증권사마다 달랐다. 올 들어 자본성증권을 발행한 보험사 중 NH농협생명과 한화손해보험 등은 후순위채를 택했다. 농협생명은 지난달 31일 6000억원의 후순위채를 공모 발행한 데 이어 불과 일주일만인 지난 8일 2300억원 사모 후순위채를 추가로 발행했다. 한화손보는 지난달 7일 2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에 반해 DGB생명보험, 흥국생명보험, 메리츠화재해상보험 등은 신종자본증권을 택했다. 세 회사는 올해 각각 950억원, 500억원, 7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흥국생명은 500억원 규모(공모 400억원, 사모1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기발행된 신종자본증권 350억원과 후순위채 150억원을 차환하기도 했다.

두 종류의 발행을 병행하는 곳도 있다. 지난달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메리츠화재는 다음달 최대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기적 RBC 관리 필요성이 큰 기업들이 주로 신종자본증권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다만 대규모 금액의 경우 신종자본증권으로 발행하려면 부담이 크기 때문에 후순위채 발행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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