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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 목적' 바꾼 에이엔피, 신사업 무게추 이동 M&A 자금 100→30억 낮춰, 자체 사업 개발에 힘 보탤 듯

김소라 기자공개 2022-04-25 07:22:39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1일 09: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 '에이엔피'가 콘텐츠 신사업 진출 로드맵을 일부 수정했다. 신사업 진출 재원 마련을 위해 발행을 결정한 전환사채(CB) 활용 계획을 바꾼 것이다. 당초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과반 이상 배정했던 CB 발행 대금을 신규사업 및 운영자금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신사업 전개를 위해 외부 법인을 인수하겠다는 전략에는 변함이 없지만 당장은 직접 사업을 개발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엔피는 지난 15일 120억원 규모의 20회차 CB 대금을 납입받았다. 표면이자율과 만기 이자율은 각각 2%, 4%로 설정했다. 전환가액은 2350원이다. 120억원 중 신규 사업 자금으로 70억원, 타법인 주식 취득 자금으로 30억원, 나머지 20억원은 운영 자금으로 배분했다.

20회차 CB는 발행 금액과 자금조달 목적이 한 차례 조정됐다. 당초 200억원이던 발행 금액은 120억원으로 낮췄다. 기존에 130억원으로 책정했던 타법인 주식 취득 자금도 30억원으로 줄였다. 외부 법인 인수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투자금이 유동적으로 변경됐다는 게 에이엔피 측 설명이다.

대신 신규 사업과 운영 목적에 들어가는 자금은 20억원 늘렸다. 오는 28일 납입이 예정된 60억원 규모의 22회차 CB까지 합하면 신규 사업 목적으로 확충하는 자금은 총 150억원까지 늘어난다. 결과적으로 20회차와 22회차 CB를 통해 180억원을 조달하는 셈이다. 당초 20회차 CB를 통해 조달하기로 한 200억원과 비교하면 전체 자금 규모가 다소 줄었고 자금 활용 계획도 완전히 바꾼 셈이다. 신사업 전개를 위해 당장은 M&A(인수합병) 보다 직접 사업을 만드는 쪽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20회차 CB 인수자는 그대로 유지했다. '케이에이 투자 조합'만 인수 대금을 기존 18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낮췄다. '엘림코퍼레이션'과 안기준씨는 처음 계획대로 각각 12억원, 8억원을 납입했다. 22회차 CB는 주식회사 '에이디이'와 '안도'에서 각각 50억원, 10억원을 납입하기로 했다. 특히 안도의 경우 음악 및 출판 사업을 하고 있어 에이엔피의 신규 사업 전개에서 협업의 여지도 있다.

에이엔피는 콘텐츠 분야의 신사업을 꾸려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음반 및 연예 기획, 드라마 제작, 게임 및 웹툰 퍼블리싱,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IP(지식재산권)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분야를 눈여겨보고 있다.

지난달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팬텀엔터테인먼트' 이도형 회장을 신규 선임하며 관련 분야 진출에 대한 준비에 돌입했다. 기존 전운관 대표이사, 박미경 경영관리실장, 유재덕 부사장 등 모두 에이엔피 내부 인력들로 구성했던 사내 이사진에도 변화가 이뤄졌다. 신사업을 무게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성장성이 둔화된 PCB 사업은 별도 법인에 넘기며 몸을 가볍게 만드는 작업도 완료했다. 에이엔피는 지난 1일 PCB 제조사업 부문을 분할해 '우진'을 설립했다. 지난해 에이엔피 전체 매출액의 약 95%를 차지했던 핵심 사업을 정리한 셈이다. 생산방식도 자사상표 부착 방식에서 단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으로 전환해 생산에 투입하는 비용을 줄였다.

그동안 에이엔피는 계속되는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2019년까지 1000억원 수준을 유지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690억원으로 줄었다. 주로 자동차 계기판이나 센서 등에 들어가는 PCB를 생산했지만 반도체 수급 문제로 차량 생산이 지연되면서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 영업손실도 2019년 54억원에서 지난해 12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현금 자산은 49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줄었다.

이 때문에 신사업으로 방향을 돌려 돌파구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재원 마련을 위해 잇따라 사채를 발행하며 부채비율이 174%까지 높아진 점은 부담이다. 지난해 3차례 발행한 CB는 88억원의 유동성부채 항목으로 계상됐다. CB 조달 자금을 활용해 단기차입금을 193억원에서 46억원까지 털어냈으나, 결손금 등으로 총자본이 감소하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에이엔피 관계자는 "타법인 인수와 자체 사업 개발 등 신사업 진출을 위한 큰 틀엔 변함이 없다"며 "다만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곳의 투자 금액을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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