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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패션업 리포트]'토종 브랜드' 사우스케이프, 수백억 세금폭탄 왜?판관비 급증 작년 영업이익 급감, 정재봉 회장 '현물출자' 부동산 선반영 영향

이효범 기자공개 2022-04-22 06:59:45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골프웨어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 패션기업들에게 골프웨어시장 진출은 더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았다. 종합패션기업들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전문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저마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골프웨어 브랜드를 갖춘 패션기업들의 영업 성과를 조명하고 재무와 지배구조 현황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1일 13: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골프 리조트사업에서 패션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사우스케이프가 지난해 다소 주춤한 영업실적을 냈다. 매출이 급증했지만 영업이익이 오히려 감소했다. 수백억원의 세금을 일시에 장부상 반영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우스케이프는 2021년 매출액 795억원, 영업이익 8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70% 늘었다. 2018년 매출액 200억원을 돌파한 이후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만 300억원 넘게 매출을 늘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골프산업이 전반적으로 호황을 맞은데다 골프웨어도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사우스케이프의 사업부문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임대(부동산), 서비스(골프리조트), 패션(골프웨어), 분양 등이다. 이 가운데 주력은 골프리조트 사업이다. 2020년 매출액 469억원 중 절반을 차지한다.

이밖에 부동산 임대와 골프리조트 분양을 통해 각각 100억원 넘는 매출을 창출했다. 골프웨어 매출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62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20%에 달했다. 4개 사업부문 중에서 3번째로 비중이 크다. 한섬을 일군 정재봉 회장이 다시 패션업에 뛰어든 결과물로 입소문을 타고 골퍼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골프 전후방산업에서 모두 성과를 내면서 매출액을 늘리고 있는데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졌다. 2020년 20%에 육박했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0%로 하락했다. 2019년 7%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지만 호황을 맞은 골프산업 업황을 감안하면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재무제표 상으로 영업수익성을 떨어트린 핵심적인 원인은 판관비다. 지난해 288억원으로 전년대비 3배 넘게 증가했다.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판관비 중 비용 지출이 가장 컸던 건 '세금과공과' 계정이다. 지난해에만 185억원으로 2020년 4억원에 비해 큰폭으로 증가했다.

세금과공과 계정이 늘어난 배경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사업보고서상 원인을 추론해 볼 수 있다. 이는 사우스케이프가 그동안 현물출자 받은 부동산과 연관성이 깊다. 사업보고서에는 '현물출자로 양수받은 부동산에 대해 2013년 1월, 2016년 5월 및 2017년 6월에 각각 양도소득세 48억원, 164억원 및 55억원을 이월과세 신청했다'고 기재돼 있다.

사우스케이프는 2012년 12월 설립됐다. 설립 당시 토지 476억원과 현금 50억원 규모를 각각 출자받았다. 이후 2016년 5월과 2017년 6월에 각각 정 회장으로부터 745억원, 341억원 등의 부동산을 현물출자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말 기준 사우스케이프의 유형자산 2244억원 가운데 토지, 건물, 코스 등이 1910억원으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이한 점은 양수받은 사우스케이프가 양도소득세 부담의 주체가 된다는 점이다. 통상 양도인이 양도소득세를 부담하지만 계약 상대방과의 약정에 따라 양수인이 양도소득세를 부담하는 경우로 해석된다. 사우스케이프는 이에 따라 현물출자를 받을 당시에 양도소득세에 대해 이월과세를 신청했다.

사업보고서 상에는 이에 대해 '조세특례제한법 상으로 양수한 날로부터 5년 이내에 승계받은 사업을 폐지하거나 현물출자로 인해 주식을 취득한 자가 보유 지분의 50% 이상을 처분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개인사업자가 부담하게 된다. 다만 이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법인이 부동산을 처분하는 사업연도에 개인사업자가 부담했어야 할 양도소득세 상당액을 법인세로 납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결과적으로 사우스케이프가 현물출자로 양도받은 수익형 부동산을 처분하지 않고 이를 현물출자한 정 회장이 취득한 주식의 절반 이상을 처분하지 않는다면 양도소득세 부담은 사우스케이프에 귀속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세금납부는 출자받은 수익형 부동산을 처분했을때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케이프는 실제 현금유출이 없지만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세금납부액 233억원을 재무제표에서 부채 내 장기미지급금 계정으로 계상하고 있다. 해당금액은 손익계산서 상에서 세금과공과 계정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사실상 정 회장의 세금부담이 사우스케이프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2021년말 기준 정 회장은 사우스케이프의 최대주주다. 보유한 주식은 1767만1772주(지분율 75.29%)다. 사우스케이프가 2016년과 2017년 각각 부동산을 현물출자 받아 발행한 신주는 각각 376만6002주, 101만8070주로 총 478만4072주다. 2021년말 기준 사우스케이프 전체 주식수의 20.38%에 해당하는 규모다.

사우스케이프 관계자는 "현물출자 한지 5년이 지나 개인의 납세 의무가 회사로 넘어가게 됐다"며 "출자받은 자산을 처분할 경우 납입해야 할 세금을 재무제표 상 부채로, 손익계산서상 판관비로 각각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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