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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매물분석]3년전 '찜'해둔 우리금융, 유리한 고지 서나우선검토권 보유, 매수청구권보다는 효력 약하지만 경쟁자들엔 부담요소

한희연 기자공개 2022-04-25 08:16:55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2일 11: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롯데카드의 공식 매물화 가능성에 M&A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다양한 잠재 원매자가 거론되는 가운데 가장 유력하게 손꼽히는 곳은 단연 우리금융그룹이다.

롯데카드의 최대주주는 MBK파트너스다. 우리은행도 20%의 지분을 보유하며 주요주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카드 인수전 막판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당시 우리은행은 인수금융을 단독 주선하는 동시에 재무적투자자(FI)로 롯데카드 지분 일부에도 직접 투자했다.

MBK파트너스는 막판 우리은행을 끌어들이며 인수금액에 대한 부담을 낮출 수 있었다. 당시 매각대상이었던 롯데카드 지분 80%의 거래가격은 1조3800억원 가량이었다. MBK파트너스는 이중 60% 정도만 인수해 약 1조원을 부담했고, 나머지는 우리은행이 FI로 참여 지분을 가져가면서 부담했다. MBK파트너로서는 좀더 가격 부담을 덜하면서 60% 가량의 안정적인 경영권지분을 확보하는 효율적인 방안이었다.

또 이후 엑시트 시나리오 중 우리금융으로의 매각이라는 방법을 하나 추가하면서 선택지를 더욱 풍부하게 할 수 있게 됐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회사인 MBK파트너스는 언젠가는 투자 기업을 다시 되팔아야 하는 숙명에 놓여 있다. 이를 위해 투자 시점부터 다양한 엑시트 시나리오를 예상해 보며 인수 타탕성을 검증하게 되는데 엑시트 선택지가 많을 수록 유리하다.

우리금융은 한창 지주사 재건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보에 대한 니즈가 강한 상황이었다. 이런 우리금융과 손을 잡으며 향후 실현 가능한 엑시트 시나리오를 마련해 둔 셈이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도 MBK와의 맞손은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우리금융은 2019년 1월 지주 출범식을 갖고 금융그룹으로의 모습을 한창 만들기 시작했다. 이전 지주사 해체 과정에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모두 팔았기 때문에 은행을 제외한 계열사들을 하나하나 재건해 나가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원하는 업종의 적합한 매물이 어느 타이밍에 나올지는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사전에 씨를 뿌려두는 것이 중요했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을 통해 롯데카드 인수에 한 발을 걸쳐 두는 전략을 취했다. 단순히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것에 더해 지분 일부에 직접 투자하면서 몇년 후 엑시트 시점에 대비해 미리 찜해 둔 셈이었다. 다만 당시 우리은행은 MBK와의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 일단은 투자 형태이며 경영 참여 등의 목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리은행은 롯데카드 지분 20%에 직접 투자하면서 이후 매각시 '우선검토권'을 확보했다고 알려졌다. 지분 60%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 등의 권리보다 구속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다른 원매자로의 매각가를 우선 검토할 수 있는 카드다. 2019년 당시 롯데카드에 대해 매우 적극적이지도, 그렇다고 아예 관심이 없지도 않았던 우리금융의 스탠스를 고스란히 대변한 권리인 셈이다.

아직 MBK파트너스로의 인수 후 3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아 아직 공식 매물화를 점치기엔 이른 시점이지만 일부 원매자가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롯데카드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유력 후보로 얘기되는 우리금융은 아직 인수검토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 판도 점검에 대한 레이더는 가동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해야하는 우리금융이지만 당장 인수 희망 1순위는 증권업이라고 밝히고 있다. 조단위 자금을 들여 카드업 강화를 먼저 하는게 맞느냐는 결정에서부터 롯데카드와 우리카드의 시너지 여부, 자본여력 등 따져야 할 셈법이 많다.

다만 견제해야 할 원매자가 롯데카드에 강한 의지를 보일 경우 우선 검토권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금융은 향후 펼쳐질 인수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롯데카드에 관심있는 원매자들 입장에서는 우리금융은 인수전 참여시 고려해야 할 부담스런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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